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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그 사랑을, 표현해야 했다"…이세영, 궁녀로 사는 법

[Dispatch=송수민기자] 홍덕로 : 그까짓 게 뭐가 중하다고. 한갓 궁녀의 마음 따위.

MBC-TV '옷소매 붉은 끝동' 5회. 이세영(성덕임 역)에게 비수처럼 날아와 꽂힌 대사다. 그녀는 7회에서 다시, 이 대사와 마주한다.

성덕임 : 궁녀의 마음은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습니다. 마마님.

덕임이 스스로에게 던진 자조적인 메시지였다. 이세영은 이 장면을 촬영하며, "실제로 마음에 상처가 나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만큼 몰입했던 걸까요? 연기였는데도 불구하고 상처를 받게 되더라고요. 궁녀는 소모품인가 싶었죠. 슬프면서도 화가 났어요. " (이하 이세영) 

덕임으로 살아온 7개월. 평정심을 찾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었다. 마음이 쉴새없이 요동쳤다. 덕임의 인생과 사랑이 이해가 돼서, 또 안타깝고 불쌍해서…. 

"담담하려 했는데 자꾸 눈물이 나서 힘들었어요. 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먹먹하고 짙은 여운을, 시청자분들께도 고스란히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 

'디스패치'가 최근 '옷소매'를 떠나보낸 이세영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덕임을 연기하며 느꼈던 감정을 함께 곱씹었다.

◆ "성덕임은 어떤 여자였을까" 

우리가 아는 성덕임은 정조(이준호 분)가 평생 사랑한 여인이다. 게다가 왕의 승은을 2번이나 거절했다. 조선 왕조 역사상 없던 캐릭터다. 

이세영은 호기심이 생겼다. "도대체 덕임은 어떤 여자였을까?", "과연 덕임도 왕을 사랑했을까?", "덕임도 행복했을까" 하는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이세영의 해석은, 덕임은 주체적인 여성이었다는 것. 궁녀로서의 소박한 삶을 지키려 노력하면서도, 정조를 남몰래 사랑한 게 아닐까 상상했다. 

"덕임은 자존심이 강했던 것 같아요. 승은을 거절하는 건 목숨이 2개 아니고서야 불가능하죠. 오만할 수 있지만, 오히려 정조를 한 남자로 바라봤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아닐까요?"

그는 "흔히 궁녀가 승은을 입으면 당연히 기뻐할 거라 생각한다"며 "하지만 제가 본 덕임은 그렇지 않았다. 덕임은 왕을 연모했어도, 자신을 포기하기 싫어 저력을 드러내는 여자였다"고 설명했다.  

◆ "말하지 않아서, 어려웠다"

그런 덕임을 연기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게, 표현 자체가 적었다. 정확하게 말하고 싶어도, (궁녀라서) 직설적으로 말하지 못하는 장면이 많았다. 알 듯 모를 듯 미묘한 대사가 이어졌다.

이세영은 "사실 원작은 '궁녀는 왕을 사랑하지 않는다'였다"며 "대본 역시 덕임의 마음이 명확히 나오는 부분이 없다. 죽을 때의 대사를 제외하면 속내를 알 수 없다"고 전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저도 전하를 연모하지만 제 삶을 살아내기에도 벅차니, 부디 그 마음을 거둬주시라'는 마음을 가지고 연기했다"고 밝혔다.

"제가 연기한 덕임의 심리를 정리하면, '말할 순 없지만 연모하고 있어요. 거절할 수밖에 없는 절 이해해 주세요. 그럼에도 저를 놓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였습니다."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심지어 대본에도, 아니 지문에도 설명이 거의 없었다. 이세영은 “스스로 감정 변화를 정해 두고 연기를 했다”면서 “그 미세한 차이가 제대로 전달됐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 "이세영이라, 성덕임이었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캐릭터와의 일체화가 필요했다. 덕임 그 자체로 살기로 한 것. 먼저, 궁녀 역을 위해 예법, 다도, 서예 등을 배웠다. 각 인물에 따라 지위에 걸맞는 말투와 어조도 꼼꼼히 준비했다.

"왕 앞에서 하는 부분과 친구들 앞에서 하는 대사가 전혀 달라요. 덕임은 신하이면서 여인이기 때문에, 발성이나 발음에도 신경을 많이 썼어요. 특히 눈빛으로 디테일하게 표현하려 노력했습니다."

심리 표현 역시 하나 하나 고민하고 공들였다. 예를 들어, 별당으로 정조가 찾아온 장면. 정조는 "오늘도 싫다 할테냐"라 묻고, 덕임은 거절한다. 대본에는 지문 대신 공백이 있었다.

"제가 처음으로 '이 사람이 나를 연모하는구나' 하고 확신하게 된 순간입니다. 거절을 표현하는 장면인데, 일부러 아주 살짝 웃어 보였어요. 기쁘고 설레는 마음으로 거절하려 했던 거죠."

엔딩 신에서도 이세영의 연기력이 빛을 발했다. 이세영은 죽어가는 덕임에 200% 빙의, 찬찬히 자신의 인생을 회상했다. 시청자 모두 덕임에게 몰입하게 된 순간이었다.  

"(이준호의) '제발 나를 사랑하라'는 대사가 참 슬펐죠. 영희, 경희, 복연이 등 친했던 궁녀들과의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도요. 그 장면들을 위해 초반부터 열심히 달려왔던 것 같아요."  

◆ "배우는 연기로 말해야 한다"

이세영의 노력은 성적으로 응답 받았다. '옷소매'는 지난해 MBC에서 가장 흥행한 작품으로 남았다. 많은 시청자들이 정조의 사랑을 응원했고, 덕임의 안타까운 삶에 눈물 지었다.

"사실 시청률이란 게 마음대로 되는 부분이 아니잖아요. 그런데 17.4%가 나오다니, 정말 꿈만 같았어요. 많은 분들이 관심과 사랑을 주셔서 정말 행복했어요."

그러면서도 이세영은 마냥 들뜨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게, 아역으로 데뷔한 지 벌써 25년이 됐다. 모두가 이세영을 찾을 때도 있었고, 반대로 일이 없어 고민하던 나날도 있었다.

그는 "나는 별로 갖춘 게 없는 사람이다. 그래서 남들보다 더 노력해야 한다"며 "일희일비하지 않고 묵묵히, 성실히 연기하는 게 진리라는 걸 깨달았다"고 강조한다.

"연기자는 연기를 해야 합니다. 배우의 가치는 연기로 증명되니까요. 물 아래에서 끊임없이 발을 저을 겁니다. 앞으로 50년은 더 연기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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