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서보현기자] 인천에 사는 45세 주부 김옥자(여) 씨. 매주 수요일 밤 10시가 되면 MBC-TV '더 킹 투하츠'(이하 '더킹')로 리모컨을 돌린다. 하지원과 이승기의 달콤살벌한 로맨스를 보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같은 시각 청주에서는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진다. 청주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는 63세 김말숙(여) 씨는 SBS-TV '옥탑방 왕세자'(이하 '옥세자')에 빠져 버렸다. 20대의 알콩달콩한 러브 스토리를 보는 것이 내심 흐뭇하다.

 

新 수목대전이 접전이다. 3사 모두 10% 대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보이는 숫자 안에 숨은 성향은 달랐다. 각 지역 별로 선호하는 드라마가 분명했고, 나이별로 즐겨찾는 드라마 장르도 볼 수 있었다.

 

수목 안방에서 벌어지는 TV 쟁탈전을 조사했다. 지역, 성연령별, 직업별로 드라마 패턴을 분석하니 경쟁 구도가 보였다. 시청률 수치는 시청률 조사회사 'AGB 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이며 지역은 가구로, 그 외 부문은 전국 개인 시청률을 바탕으로 했다. 또 지난 달 12일부터 29일까지 총 4회 기록을 평균냈다.

 

 

 

 

◆ 지역별 : 전반적으로 '더 킹'이 우세했다. '더 킹'은 수도권에서 17.85%로 압도적인 수치를 보였다. 그 외 부산, 대전, 광주, 대구 등에서도 10%대를 유지하며 수목 강자임을 입증했다. 반면 '옥세자'와 '적도남'은 특정 지역에서만 강한 입지를 보였다.

 

1. '더킹', 수도권 올킬='더 킹'은 서울 및 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절대강자였다. 특히 경기·인천 지역에서는 1~2주 각각 21.1%, 19.9%를 기록하며 압승했다. 하지만 구미에서는 외면 당했다. 1주차때도 6.8%로 13개 지역 중 유일하게 한자리대를 기록하더니 2주차에 2.9%로 내려 앉은 것. 그 중 구미 지역 4회 시청률은 1.1%로 3사와 지역을 통틀어 최저였다.

 

2. '옥세자', 지방에서 왕자='더 킹'이 수도권의 왕이라면, '옥세자'는 지방의 왕자였다. 1주차는 경기·인천 13.0%, 울산 11.5% 순이었다. 그 외 지역은 한자리대로 미미한 수준. 하지만 2주차부터는 청주가 13.8%로 1위로 올라섰다. 1주차 7.9%에서 4.9% 상승한 결과였다. 또 광주에서도 8.8%에서 12.1%로 상승세를 보이는 등 지방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3. '적도남', 춘천의 남자=대도시에서는 존재감이 없었다. 1~2주 수도권지역 8.1%, 8.4%로 3사 중 유일하게 한자리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춘천과 제주에서만큼은 '적도남'이 절대강이었다. 각각 12.25%로 해당 지역에서 1등 드라마였다. 이는 '적도남'의 유일한 10%대 시청률로 자존심을 세워줄 만한 수치였다.

 

 

 

◆ 성연령별 : 과연 리모컨의 승자는 여성이었다. 1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남성보다 여성 시청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 중에서도 '옥세자'는 남자가 2.9%인 반면 여자는 6.3%로 남녀별 차이가 극심했다. '더 킹'은 남자 5.6%에 여자 7.85%로 차이가 가장 적었다.

 

1. '더 킹', 40대의 드라마='더 킹'은 리모컨의 주인 여자 40대를 사로잡았다. 1~2주 12.3%, 13.4%로 전 성연령별 시청률에서 압도적인 결과를 보였다. 평균 시청률과 가장 밀접하다는 것이 인상적. 하지만 그 밖 세대에서는 소폭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여 30대와 50대의 경우 1주차 11.4%와 11.1%로 시작했지만 2주차에는 9.0%와 9.9%로 조금씩 떨어졌다.

 

2. '옥세자', 여 60대의 아이돌='옥세자'의 열혈 시청자는 여 60대 이상이었다. '더 킹'을 앞지를 정도였다. 1주차부터 7.6%로 '더 킹' 6.4%와 '적도남' 6.9%를 제쳤다. 2주차 역시 6.5%로 동세대 중 1등이었다. 기대와 달리 아이돌 효과는 크지 않았다. 여 10~20대는 각각 3.8%와 4.65%에 불과, 위협적인 수치가 아니었다.

 

3. '적도남', 중장년층 타깃=주시청자층이 뚜렷했다. '적도남'은 10~20대와 50~60대 시청률 차이가 컸다. 특히 남자 시청자에서 두드러졌다. 10대 0.5%, 20대 0.9%에 반해 50대 5.75%, 60대 5.05%로 크게 뛰어 올랐다. 무거운 소재와 청춘 스타 부재로 인한 결과로 비춰졌다.

 

 

◆ 직업별 : 주부가 부동의 안방극장의 주인이었다. 3개 드라마 모두 주부 시청자가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주부를 제외한 직업군은 천차만별이었다. '더 킹'은 서비스업계와 자영업에서 선호했고, '적도남'과 '옥세자'는 농수축산업계와에서 즐겨봤다.

 

1. '더 킹', 서비스업계의 VIP='더 킹'은 서비스 업계의 최강자였다. 서비스 직종 시청률은 8.95%로 눈에 띄게 높았다. 자영업이 7.65%로 그 뒤를 따랐다. 반면 미취학아동과 학생 부문에서는 성적이 시원치 않았다. 미취학아동은 2.8%, 학생은 3.2%로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2. '옥세자', 절대강자 無='옥세자'를 선호하는 직업군은 기타로 5.7%였다. 그 뒤에는 농수축임업자 4.95%, 무직자들이 4.6%의 시청률로 다음 순위를 차지했다. 최하위 시청률은 '더 킹'과 마찬가지로 미취학아동이 차지했다. 이 부문에서는 1.1%로 평균 시청률에 못미쳤다.


3. '적도남', 1차산업의 기쁨조=농수축임업자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4.95%로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자영업계가 3.45%로 꾸준히 뒤를 밟고 있는 상태다. '적도남' 역시 학생과 미취학아동에서는 맥을 못췄다. 미취학아동 0.6%, 학생 0.75%로 3사 중 최저였다.

 

<글=서보현, 자료협조=AGB닐슨미디어리서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