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강내리기자] #. MBC-TV '세바퀴' 1월 21일 방송분. 여성 출연자 두 명이 우스꽝스러운 흑인분장을 했다. 얼굴을 검게 칠하고 입술까지 두껍게 그린 뒤 이상한 몸짓으로 노래를 불렀다. 해당 영상은 유투브를 통해 전세계에 퍼졌고, 한 흑인 여성은 이 방송을 비판하는 6분짜리 동영상을 올렸다.

 

정작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이 흑인 여성의 비난에 대한 일부 네티즌의 태도가 지극히 편협했다는 것. 예를 들면 "미국인도 아시아인을 놀리고 비하하는데 왜 우리가 사과해야하냐"는 식이다. 인종에 대한 편견이 피부색에 대한 차별을 당연시 했다. 

 

'힙합대부' 타이거 JK가 '인종차별'에 대해 경계의 시선을 보냈다. 지난 2일 미국 K팝 사이트인 '올케이팝'에 게재한 칼럼을 통해 "지금은 인종차별, 인종편견에 대한 지적과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무엇이 잘못됐고, 왜 위험한지 알아야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우선 흑인의 아픈 역사에 대한 무지를 지적했다. 아프리카의 슬픈 역사를 이해한다면 그들을 희극 요소로 이용하는 것이 왜 정당하지 않은지 알 수 있다는 것. 그들의 역사는 인간적 존엄성을 회복하기 위한 치열한 싸움과 고통을 동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타이거 JK는 "과거 흑인들은 다른 인종과 같은 식당을 이용할 수도, 버스를 탈 수도 없었다. 화장실 조차 인종에 따라 정해진 곳을 이용해야 했다"면서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할 수도 없었고, 백인들이 조롱하는 코미디의 소재로 사용될 뿐이었다"고 말했다.

 

 

인종편견에 대한 정확한 교육이 필요한 까닭도 역설했다. 타이거 JK는 "흑인 분장 코미디가 수많은 예능프로에서 벌어졌다. 물론 의도적으로 흑인을 헐뜯는 게 아니라는 건 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무엇이 바른 권리인지, 무엇이 잘못됐는지 일깨워줘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특히 K팝을 통해 세계로 진출한 지금, 편견과 차별은 더욱 주의해야할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해외에서 콘서트와 시상식을 연다. 이미 하나의 글로벌 커뮤니티"라면서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다른 인종, 다른 문화에 대한 더 깊은 이해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타이거 JK는 차별적 발언과 행동을 자제시키는 다른 나라의 움직임도 덧붙였다. 세계 많은 나라들이 움직이는 방향, 추구하는 가치를 설명한 것. 이를 통해 우리 자녀들이 평등과 공평의 미덕을 배웠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소니뮤직은 소속 아티스트가 인종 차별적 요소가 들어간 음반을 발매한 대가로 엄청난 벌금을 물어야 했습니다. 'ESPN'은 제레미 린에 대한 인종적 비하문구를 헤드라인으로 쓴 직원을 즉시 벌했죠.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모욕적인 것은 약점을 건드는 일입니다."

 

한편 타이거JK(본명 서정권)는 힙합그룹 '드렁큰 타이거'의 멤버다. 국내 힙합신의 대부로, 지난 2007년 한국과 아프리카계 미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윤미래와 결혼했다. 슬하에 아들 서조단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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