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강내리기자] 빈틈없이 채운 180분이었다. 카라는 지난 5년의 굴곡과 성장, 그리고 그 결과를 한꺼번에 쏟아냈다. 카라의 출발부터 대표 걸그룹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무대였다.
카라가 18일 오후 6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첫 단독 콘서트 '카라시아(Karasia)' 무대를 열었다. 데뷔 이래 처음으로 그룹의 이름을 내 건 공연에 국내 팬은 물론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각국의 팬 약 9,000명이 한데 몰려 응원했다.
예정된 시간보다 20분 늦어진 공연. 적막을 깬 것은 블랙 미니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카라였다. 곧장 '스텝(Step)', '워너(Wanna)', '점핑(Jumping)' 등 최고의 히트곡을 연달아 불러 강렬한 시작을 알렸다. 신나는 리듬에 팬들의 응원 열기도 거세졌다.
히트곡 메들리를 마친 카라는 "너무 기다렸던 단독 콘서트"라며 "날씨가 추운데도 많이 와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팬들에게 첫 인사를 건넸다. 인사 후에도 공연은 숨 쉴 틈 없이 이어졌다. 카라는 '몰래몰래', '웨이트(Wait)' '위드(With)' 등 방송에서 공개하지 않았던 무대를 선보였다.
하이라이트는 솔로 무대였다. 멤버 각각이 무대와 안무, 의상 등을 연출해 개성이 드러났다. 각각 2곡을 불렀고, 팬들 반응 역시 가장 뜨거웠다. 또한 5명의 색다른 매력을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우선 구하라는 발랄했다. 핫핑크 미니 드레스를 입고 팝송 '러브'(LOVE)를 소화했다. 한승연은 귀여웠다. 인형옷을 입고 등장, 드라마 '메리를 외박중' OST '샤이닝 스타'(Shining star)'를 열창했다.
박규리는 과감했다. 레드 드레스로 시선을 모은 뒤 매혹적인 탱고 춤을 췄다. 분위기가 후끈 달아 올랐다. 니콜은 마이클 잭슨의 '비트 잇'(Beat it)을 선곡, 파워풀한 무대를 만들었다. 강지영은 어쿠스틱 기타 연주로 차분한 매력을 강조했다.
분위기가 절정에 이르자, 카라는 분위기를 바꿨다. 파워풀한 댄스곡으로 전환한 것. '루팡(Lupin)','허니(Honey)' 등 히트곡과 데뷔곡인 '브레이킷(Break it)'을 이어갔다. 관객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며 "카라!", "허니!" 등을 외치며 호응했다.
후반부에는 팬들과 교감하는 무대도 만들었다. 카라는 '내 마음을 담아서'를 부르며 관객 한 명 한 명과 눈을 맞추었다. 첫 콘서트에 대한 만감이 교차하는 듯 아쉬움과 만족감이 동시에 드러났다.
피날레는 역시 대표곡 '미스터'(Mr)였다. 예정된 공연과 시간을 다 채웠지만, 관객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앵콜을 외쳤고, 결국 카라는 다시 무대로 올라 박수를 받았다. 앵콜곡으로 '프리티 걸(Pretty girl)', '걸스 비 엠비셔스(Girls be ambitious)', '락 유(Rock U)' 등을 선물했다.
카라의 재발견을 알린 콘서트였다. 지난 5년간 쌓아 왔던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멤버간에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고, 화려한 퍼포먼스를 소화했다. TV에서는 미처 다 보지 못했던, 색다른 매력을 한 눈에 느낄 수 있었다.
단, 부족한 라이브 실력은 옥에 티였다. 멤버별로 파트를 나눠 부르긴 했지만, 때때로 음정이 흔들렸다. 특히 가창력을 요구하는 높은 키가 들어 간 발라드곡을 부를 때는 호흡을 길게 이어가지 못해 아쉬웠다.
한편 카라는 국내 콘서트를 마친 후인 오는 4월부터 아시아 투어 콘서트를 시작한다. 일본 5개 도시에서 콘서트를 하는 것을 시작으로 중국, 홍콩, 대만, 태국 등 아시아 5~6개국에서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사진=이승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