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국내에서 최근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포켓몬고는 많이 할수록 몸이 건강해지는 '이상적' 게임일까?

포켓몬고의 건강 효과는 작년 7월 미국·유럽 등지에 처음 발매된 이후 큰 관심을 받았지만, 지금껏 찬반양론이 팽팽했다.

게임을 하면 야외를 더 많이 걷게 돼 만보기보다 운동 독려 효과가 더 좋다는 지적이 많지만, 교통사고·낙상 등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비판도 만만찮다.

포켓몬고의 운동 증대 특성은 수차례 연구로 다뤄진 바 있다.

예컨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에릭 호로비츠 박사팀은 손목에 차는 웨어러블 기기인 'MS 밴드' 사용자 3만2천여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포켓몬고를 하는 이들은 예전보다 운동량이 평균 약 25% 증가했다고 작년 12월 논문에서 밝혔다.

운동량 증가는 나이·성별·몸무게와 무관하게 고르게 나타났고 특히 과거에 운동을 잘 하지 않던 계층에도 효과가 뛰어났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이처럼 활동량이 느는 현상은 포켓스톱(아이템 보급소)과 포켓몬(귀여운 괴물)을 찾아 공원이나 거리를 돌아다녀야 하는 게임의 룰 덕분이다.

스마트폰 GPS(위성위치시스템) 값을 조작해 움직이지 않고도 게임을 즐기는 '편법'이 있지만 개발사 나이앤틱은 이런 GPS 위조를 게임의 균형을 해치는 부정 행위로 보고 적발 즉시 게임 계정을 퇴출시킨다.

좋든 싫든 일단 게임을 하려면 걸어야 하는 구조인 셈이다.

그러나 포켓몬고가 부상 위험을 키운다는 시각도 많다. 스마트폰의 게임 화면을 보면서 걷다가 차에 부딪히거나 얼음길에 미끄러지는 등의 사고를 당하는 사례가 빈발하기 때문이다.

차량 운전자가 운행 도중 포켓몬고를 하는 경우도 일부 있어 자칫 대형 인명 사고로 이어질 위험성도 상존한다.

실제 경찰청은 지난달 24일 국내에 포켓몬고가 발매되면서 교통사고가 늘 수 있다며 이번 달 운전 중 게임하기 등에 대해 집중 단속을 시작했다.

햇볕이 뜨거운 터키와 이스라엘에서는 이 게임에 몰입하다 자외선 과다 노출로 피부 건강이 나빠질 수 있다며 대낮 플레이를 자제하라는 권고가 나오기도 했다.

이런 문제는 결국 이동하며 스마트폰을 계속 봐 주변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 원인이다.

나이앤틱도 포켓몬고의 유해성 논란에 대해 해법을 고심하고 있다.

포켓몬고의 디자인을 총괄하는 데니스황 나이앤틱 이사는 작년 11월 한국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사람들이 방에서 컴퓨터 화면만 보지 않게 하려고 포켓몬고를 개발했는데, 결국 스마트폰 화면을 보며 야외를 걷는 상황이 돼 안타깝다. 화면을 적게 보면서 게임을 하는 방안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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