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한동안 잠잠했던 문인들의 성폭력 폭로가 재개됐다. 이번에는 50대 중견 시인 A씨가 성폭행과 강간미수 가해자로 지목돼 복수의 피해자들이 연대 모임까지 결성했다.

29일 피해자들이 트위터에 올린 글을 종합하면 A씨는 지인을 통해 알게 된 20대 초반 여성 B씨를 처음 만난 술자리에서 "너한테 끌린다" 등의 말을 하고 허벅지 등을 만지며 추행했다. A씨는 동석한 지인이 귀가하자 "넌 나랑 자야 된다"며 B씨를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했다고 B씨는 주장했다.

피해 당시 대학 휴학생이었다는 C씨는 A씨가 페이스북으로 접근한 뒤 자신을 성폭행하려 했다고 폭로했다. A씨가 먼저 친구 신청을 해 글쓰기에 대한 대화를 나눴고 동료 시인들과의 모임에 나오라고 했다는 것이다. C씨는 다른 시인의 집에서 술을 마시던 중 힘이 들어 다른 방에 가서 침대에 누웠고, 동석자들이 음식을 만드는 사이 A씨가 방에 들어와 강제로 키스를 하며 옷을 벗기려 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들은 트위터에 A씨의 실명을 공개하고 '○○○_성폭력피해여성연대'라는 이름의 계정을 만들어 공동 대응하고 있다. 이들은 "강제 성추행과 언어적 성희롱은 물론 강간과 강간미수 같은 중범죄 사례들이 진술됐다"며 "공개 사과문을 작성해 페이스북과 블로그에 게시하라"고 요구했다.

A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다음달 2일 사과문을 발표하겠다"면서도 "전반적인 상황에 대한 사과일 뿐 강제 성관계는 없었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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