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황태자'로 군림하며 각종 이권을 독식한 의혹을 받아온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기소된 27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법무법인 동인 김종민 변호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최순실-김기춘 연관성' 주장…"약 10분간 만나"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이보배 기자 =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씨 측근으로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47)씨가 변호인을 통해 최씨 지시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난 적이 있다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장모, 최순실 씨 등과 골프를 쳤다는 의혹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차씨의 변호인인 김종민 변호사(법무법인 동인)는 27일 오후 차씨가 구속기소 된 이후 서울중앙지검에서 취재진과 만나 "2014년 6∼7월께 청와대 비서실장 공관에서 당시 김 비서실장과 김 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정성근 문체부 장관 내정자를 만난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당시 최씨가 차씨에게 '어디론가 찾아가 보아라'고 해서 지시에 따랐고, 그 장소가 청와대 비서실장 공관이었다는 게 김 변호사 설명이다.

여기서 차씨는 김 전 실장과 10분가량 면담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변호사는 모임 성격을 '인사하는 자리 정도'라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의 말은 최씨와 김 전 실장 간 모종의 관계가 있었음을 드러냄과 함께 당시 참석한 인물들의 면면으로 짐작해보면 인사 관련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내포한다.

다만 김 변호사는 "차씨가 김 전 실장에게 송성각(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을 직접 소개했다고 전해진 건 오보"라며 "최씨에게 송씨를 추천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차씨가 경기도 화성 기흥컨트리클럽(CC)에서 최순실씨, 우 전 수석의 장모인 김장자(76) 삼남개발 회장과 골프를 친 것에 대해서도 김 변호사는 사실이라고 전했다. 기흥CC는 운영사인 삼남개발이 지분 50%를 가진 사실상 김 회장 소유의 골프장이다.

김 변호사는 "모임의 성격과 당시 나눈 대화에 대해서는 모른다"면서도 "자리를 제안한 건 최순실씨로 추측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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