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사진은 예쁘게 나왔는데 실물보다 사진이 예쁘네요?", "애 언제 낳을 건가요? 제 질문은 이거 하나입니다. 3년 동안 애 안 낳을 각오 있으면 알려주세요."

구직자들이 실제 입사 면접장에서 면접관들로부터 받았다고 전한 말이다.

대답할 시간도 주지 않은 채 "XX가 뭐야? 어? 뭐냐고? 그럼 이건 뭐야? 그것도 몰라? 이력서에 대충 거짓말 한 거 아냐?"라고 면접관이 반말을 하거나 "꼬우면 로또를 사라"고 윽박지르는 경우도 있었다.

"방금 하신 답변은 100점 만점에 15점밖에 못 드리겠네요. 학벌에 비해 말하는 수준이 콩나물 파는 아줌마 같아요.", "지금까지 잘 안됐던 것은 ○○씨가 흙수저였기 때문 아닌가요?", "저분은 경험이 없어요. 머리가 텅텅 비었네. 아무것도 몰라요. 백진데 무슨."이라며 모욕감을 주기도 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는 하반기 면접 경험이 있는 회원 567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74.1%가 "면접관의 '갑질'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고 22일 밝혔다.

기업 유형별로 보면 중소기업(32.3%)이 가장 많았고 중견기업(24.4%), 대기업(19.6%) 순이었다. 국가기관 및 공기업과 벤처기업에서 '갑질 면접'을 경험했다는 응답자도 각각 6.5%, 6.4%였다.

질문은 '고정관념과 편견으로 가득한 질문'(17.6%)을 하거나 인맥, 집안환경, 경제여건 조사 등 '도를 넘는 사적인 질문'(14.6%)과 '무관심, 무성의한 태도, 비웃음 등 답변을 무시하는 태도'(12.8%)가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때 어떻게 응했는지 묻자 응답자의 절반가량(48.8%)은 '불쾌한 마음을 숨기고 면접에 응했다'고 전했다.

'불쾌함을 직접 표현했다'(9.0%)거나 '왜 이런 질문을 했는지 되물었다'(8.6%) 혹은 면접관의 언행을 논리적으로 지적했다'(8.3%)는 소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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