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사회 분위기 속 총기위협·테러미화 혐의로 입건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 핼러윈 때 이슬람 테러리스트 복장을 하고 돌아다닌 프랑스 남성이 경찰에 구속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2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핼러윈인 지난달 31일 프랑스 남부 툴루즈에서는 검고 황갈색의 복장을 한 26세의 한 남성이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는 아랍어)라고 외치면서 돌아다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이 남성은 자신이 무슨 문제로 왜 경찰에 제지됐는지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고 현지언론은 전했다.

그는 "핼러윈 축제 때는 어떤 변장도 할 수 있다"고 경찰관들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된 뒤 이 남성은 "악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은 무기를 사용해 대중을 위협하고 테러를 미화한 혐의를 적용해 상당 시간 그를 억류했다.

툴루즈는 2012년 프랑스에서 최초로 국내에서 자생한 이슬람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인 모하메드 메라가 테러를 저지른 도시다.

당시 총기난사로 유대인 아동 3명을 포함해 모두 7명이 숨졌다.

앞서 프랑스 경찰은 트위터를 통해 핼러윈 행사 복장이나 파티에 부적절한 차림을 담은 시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모의 총기를 사용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프랑스에서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조직원이나 이들에게 영감을 받은 추종자의 잇따른 테러로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다.

그 때문에 자유롭고 개방적인 면에서 으뜸으로 평가를 받던 프랑스 사회의 분위기도 현격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월 7일 파리에 있는 풍자 잡지 '샤를리 에브도' 사무실에서 테러로 기자 등 12명이 숨진 데 이어 같은 해 11월 13일 파리에서 동시다발 테러가 발생, 130명이 사망했으며, 올해 7월 14일 니스에서도 군중을 향해 돌진한 트럭 테러로 84명이 희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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