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내부서 승객들 불안, "주말 약속 못가" 아우성

1시간 20분만에 선로로 하차시켜…현재 정상운행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주말인 22일 오후 지하철 분당선 왕십리행 열차가 고장으로 갑자기 멈춰 승객들이 한 시간 넘게 갇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29일에도 분당선 열차가 선릉역에서 고장으로 약 30분간 멈춰 선 적이 있는데다 최근 지하철 스크린도어 인명 사고까지 잇따른 상황이라 승객 불안이 가중됐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3시 34분께 왕십리행 열차가 기관 고장을 일으켜 왕십리역과 서울숲역 중간의 지상 구간에서 멈춰 섰다.

코레일은 전동차가 역과 역 사이에 멈춰 있어 승객 안전을 위해 방송을 통해 승객들에게 전동차 문을 열고 나오지 말라고 안내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열차를 뒤따르던 열차와 연결해 역으로 이동시키는 작업을 했다.

하지만 작업이 지체되면서 승객 약 150명은 한 시간 넘게 지하철 안에 갇혀있어야 했다.

특히 열차가 터널 안과 밖에 걸쳐 멈추는 바람에 터널 쪽 열차 칸의 승객은 비상등만 켜진 내부에서 불안에 떨었다.

직장인 A씨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처음에는 고속열차가 지나가서 정차한다고 나왔는데 이후 열차에 결함이 생겼다는 방송이 나왔다"며 "기관사가 승객들에게 문을 열고 나가지 못하도록 자제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저녁 약속이 있는데 못 가고 있다"며 "대다수의 승객이 주말 약속을 못 가게 됐다며 불만을 터뜨렸다"고 말했다.

승객들은 오후 4시 45분께가 돼서야 선로로 하차한 뒤 모두 안전하게 역사로 이동했다.

고장 열차는 오후 5시 20분 왕십리역으로 옮겨졌으며, 현재 분당선 전 구간이 정상운행 중이다.

분당선은 지난달 29일에도 서울 강남구 선릉역 승강장에서 선정릉역 방면으로 출발하다가 멈춰 26분간 정차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열차는 출발한 지 약 3초만에 멈췄고 20분 가까이 기다리던 승객들이 직접 비상 코크를 조작해 열차 문을 열고 승강장으로 빠져나왔다.

해당 열차의 고장 원인은 일시적인 전기 공급의 문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코레일 관계자는 "지난달 사고는 단선으로 인한 사고지만 이번 사고는 전기 문제가 아닌 열차 자체에서 발생한 고장 때문에 일어난 사고"라며 "두 번의 사고 고장 원인이 같지는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철도 파업이 22일째 계속되는 것과 관련, 이 관계자는 "사고 원인이 파업으로 인한 것인지, 단순 고장인지 등은 아직 알 수 없다"며 "유동인구가 적은 밤에 고장 열차를 차량기지로 옮겨 정확한 원인을 분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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