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먹방'(먹는 방송)이라는 단어는 이미 전 세계인이 사용하는 단어가 된 듯하다.

음식을 맛있게, 많이 먹는 것이 인기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은 한국의 먹방과 달리 해외에서는 건강식 혹은 채식주의자 음식을 소개하는 먹방이 유행하고 있다.

미국 보도전문채널 CNN은 '먹방'에 대해 "카메라를 켜놓고 과하게 많은 양의 음식을 마음껏 먹는 방식으로 2014년 한국에서 시작된 뒤 전 세계로 퍼졌다"고 설명하며 "현재는 참가자들의 상당수가 비건(적극적인 채식주의자)"이라고 소개했다.

방송에 따르면 현재 방송 중인 먹방은 750개 이상으로, 이 중 절반은 '비건'이나 '베지테리언(채식주의자)'이라는 단어를 동영상의 타이틀에서 사용하고 있다.

영국의 건강·영양 코치인 조지-대런 스핀들러 부부는 비건 음식을 먹으며 조리 방법을 소개하고 자신들이 비건 음식을 먹게 된 이유를 설명하는 '쿡방'을 유튜브에 내보내고 있다.

두 사람은 처음에는 먹방에 대해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먹방이 자신들의 바쁜 스케줄에 딱 맞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들은 "먹방이 바쁜 시간에 사람들을 서로 연결해준다. 우리는 다른 사람과 함께 음식을 먹을 시간을 찾기 힘든 시대에 살고 있다"며 "먹방이 비건주의와 건강한 식습관을 알리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예찬론을 펼쳤다.

'달콤하고 간단한 비건'이라는 제목의 먹방을 방송하고 있는 재스민 브리온스 역시 "먹방은 위대하다. 꼭 방송을 보는 사람들과 함께 앉아서 대화를 하며 음식을 먹는 것 같다"며 "먹는다는 것은 대단히 사회적인 행동인데 이를 유튜브로 가져온 것은 영리한 일이다. 먹방이 비건주의에 대해 놀라운 일을 하고 있다"고 박수를 보냈다.

CNN은 전문가들의 입을 빌려 먹방이 소(小)가족화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타인에게 인정을 얻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런던의 퀸 메리 대학의 디지털 미디어 연구자인 하메드 하다디는 "독립된 생활을 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가족의 크기가 작아지면서 혼자 식사를 하는 경우가 전보다 많아졌다"며 "이에 따라 멀리 있는 친구와 음식을 나누고 인정을 받는 것을 즐기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건강한 음식을 포스팅함으로써 자신들의 건강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반대로 햄버거나 스테이크 같은 고칼로리 음식을 포스팅해서 다이어트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며 사회적 승인을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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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NN 먹방 뉴스 캡처, 먹방 대표 BJ 밴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