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캠 피싱' 적발…스마트폰에 악성코드 심어 가족 전화번호 파악

대포통장 모집책 등 2명 구속·17명 불구속 입건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스마트폰 화상채팅으로 음란행위를 유도한 뒤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는 일명 '몸캠 피싱' 등으로 24억원을 가로챈 사이버 사기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인천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A(25)씨 등 대포통장 모집책 2명을 구속하고 B(32)씨 등 국내 총책과 대포통장 대여자 등 1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B씨 등은 지난해 6월 26일부터 올해 4월 17일까지 중국 지린(吉林)성 옌지(延吉)에 사무실을 두고 홍콩에 서버가 있는 조건만남 사이트를 운영하며 C(50)씨 등 4천140여명으로부터 24억1천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 광고를 보고 연락한 피해자들에게 조건만남이나 몸캠피싱을 해 줄 것처럼 속인 뒤 돈을 받아 가로챘다.

이들은 모바일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화상채팅을 하며 음란행위를 유도한 뒤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거나 '화면이 잘 보이지 않는다'며 악성 코드를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설치한 뒤 지인이나 가족의 휴대전화번호를 파악했다.

이후 피해 남성들이 음란행위를 하는 영상을 지인 등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 가운데 C씨는 8천만원이나 뜯겼다.

B씨 등은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국내에 모집책 6명을 두고 한 계좌당 15만∼45만원에 대포통장을 사들인 뒤 범행에 이용했다.

B씨 등 국내 총책 3명은 전남 목포경찰서에서 같은 혐의로 이미 구속돼 인천경찰청은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달아난 중국 현지 총책 1명의 여권을 말소하고 인터폴을 통해 지명수배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대부분이 많은 돈을 뜯기고도 성매매를 하려다가 피해를 당했다는 생각에 스스로 경찰에 신고하지 못했다"며 "피의자들의 금융계좌를 모두 추적해 범죄수익을 환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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