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측 "과거에도 학교폭력으로 전학"…경찰 수사 착수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인천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중학생이 뛰어내려 숨졌다.

경찰은 이 학생이 평소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유족 진술을 토대로 수사에 착수했다.

18일 인천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께 인천시 중구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인근 중학교 3학년생인 A(15)군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A군은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경찰은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토대로 A군이 14층 복도에서 스스로 뛰어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CCTV에는 A군이 14층에서 내리는 장면은 있지만 다시 엘리베이터에 타는 장면은 담기지 않았다.

14층 복도에는 A군의 책가방과 스마트폰이 발견됐다. 그러나 A군이 작성한 유서는 없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A군의 부모는 경찰에서 "아들이 최근 학교폭력 피해자로 상담을 받은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A군은 인천의 다른 중학교에서 학교폭력을 당해 5월 말 전학했다.

A군은 9월 중순 다른 반 동급생이 카카오톡으로 과거 학교폭력을 당한 사실을 이야기하며 "찌질하다"고 놀리자 학생부에 신고했고,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4일까지 2주간 등교하지 않고 집에서 학습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이달 6일 열린 학교폭력자치위원회에서 피해 사실이 확인됐으며 A군은 숨진 17일까지 정상적으로 등교했다. 가해 학생은 '특별교육 이수'라는 선도 조치를 받았다.

학교 관계자는 "가해 학생은 학교 적응을 제대로 하지 못해 학업중단숙려제에 따라 이미 학교에 나오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9월 중순 학교폭력 사건이 벌어진 이후 피해 학생과 다시 마주친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하고 A군이 평소 사용한 스마트폰의 메시지 송·수신 내역을 조사하고 있다.

또 A군이 다닌 학교 교사와 친구 등을 상대로도 학교폭력과 관련한 내용을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학교에 갔다가 귀가하지 않고 집에서 5분 거리인 사고 장소에서 투신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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