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사물인터넷 전시회…"IoT 가격 하락·상용화 금세 된다"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의 3층 전시장. LK테크넷의 이강석 대리가 스마트폰 크기의 기기에 분무기로 가스를 뿌리자 '삑삑' 벨이 울리고 지도 화면에 아이콘이 반짝였다.

유독가스 사고를 막는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다. 이 대리는 "넓은 공장에서는 가연성 가스가 유출돼 사람이 쓰러져도 찾기가 어렵다.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어 울산 SKC 공장 등에서 이미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변 부스에서는 네이블커뮤니케이션즈의 이재화 이사가 묵직한 맨홀 뚜껑을 내보였다. 뚜껑에 IoT 센서가 달려 하수도 역류·지반 이상·유독가스 등 상황을 원격으로 살펴볼 수 있다.

이 이사는 "사람이 일일이 맨홀을 관리하는 시대가 지났다. 아직 POC(실증) 단계의 제품이지만 비용 절감 효과가 엄청나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한 '2016년 사물인터넷 국제 전시회'에서는 이처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부상한 IoT 기술을 다양하게 활용한 사례가 적잖았다.

IoT는 무선 인터넷 센서를 자전거, 주방기기, 비닐하우스 등 각종 지형지물에 붙여 사고방지·범죄예방·에너지 절감 등 서비스를 내놓는 업종으로, 통신기술의 비약적 발전 덕에 본격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캐나다의 IoT 업체인 '시에라 와이어리스'는 오토바이 백미러 기둥에 들어가는 블랙박스 장치를 내보였다.

4세대 이동통신(4G) 장치가 탑재돼 사고 상황을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고, 절도범이 오토바이를 들고가면 즉각 위치 정보를 추적할 수 있다.

오토바이가 '국민 교통수단'인 베트남 등에서 큰 인기를 끈 제품으로, 곧 국내에서도 출시될 예정이다.

국내 스타트업 '네오팝'은 애완견 목줄에 통신용 칩을 넣었다. 근거리 통신 기술인 '블루투스'를 탑재해 달리던 개가 주인에서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지면 스마트폰 경고가 뜬다. 산책·여행 때 개를 잃어버리는 불상사를 미리 막는 제품이다.

저전력·저비용이면서도 먼 거리까지 닿는 IoT망의 특성을 십분 활용한 제품도 눈에 띄었다.

휴대전화가 잘 끊기는 오지를 찾는 등산 애호가를 겨냥한 성냥갑 크기의 조난방지 장치 '로리'다. IoT 네트워크인 '로라'(LoRa)를 쓰는 '주머니 속 기지국'으로 스마트폰에 연동해 자신의 위치 정보와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제조사 '시스템베이스'의 김재용 과장은 "깊은 산골짜기 등 휴대전화가 안 되는 곳이 한국에서도 생각보다 많다"며 "로라는 이미 국내 전국망이 완공돼 어디에서든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IoT는 인공지능과 함께 핵심 미래 IT(정보기술) 산업으로 꼽히지만, 대중화까지 난관이 크다. 폭발적 수요를 끌어낼 '대박 상품'이 아직 없고 진부한 서비스가 쏟아지면서 초기 시장 열기가 빠르게 식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IoT 맨홀 뚜껑을 내놓은 이재화 이사는 "맨홀 뚜껑만 해도 매년 10%씩 교체 수요가 있어 IoT 제품을 보급하며 장점을 입증할 여지가 있다"며 "생산량이 늘며 가격이 내려가고 상용화가 본격화하는데 1년이면 충분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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