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법 "죄질 나쁘지만 형사처벌 전력없고 상해 정도 감안했다"

(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후임에게 상습적으로 가혹행위를 하고 성추행까지 한 선임병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강영훈)는 위력행사가혹행위 등 혐의로 기소된 A(22)씨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군인으로서 후임병으로 하여금 군 생활을 원만히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도와줘야 하는데도 오히려 수차례 추행과 가혹행위를 하고, 상습적으로 폭행해 상해까지 가했다"면서 "범행 횟수와 방법, 피해자와의 관계에 비춰볼 때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피해자와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A씨가 범행을 자백하고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상해의 정도가 비교적 중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

A씨는 지난해 8월부터 지난 2월까지 숙소에서 후임병 B(21)씨에게 가혹행위를 하고 폭행하거나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B씨에게 맨발로 눈 위를 5초 동안 걷게 하고 눈이나 흙이 묻은 골프공을 입에 집어넣었다.

운동량이 부족하다며 강제로 30회 윗몸 일으키기와 팔굽혀 펴기를 하도록 했고, 30분간 몸을 흔들어 잠이 들지 못하게 하거나 강제로 춤을 추게 하기도 했다.

"격투기 기술을 해보고 싶다", "이물질이 묻은 캔을 줬다" 등의 이유로 쇠자, 벨트, 손바닥 등으로 수차례 폭행해 상해를 입혔다.

B씨의 성기를 만지거나 밖으로 빼내 보여주게 하는 등 2차례 성추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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