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학교의 주인? 4년 있다가 졸업하는데?"
이화여자대학교가 직장인 대상 단과대학 설립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학교의 학위 장사"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수 백명의 학생들은 지난 28일부터, 나흘째 집단 농성을 벌이고 있고요.
여기에 한 교수의 발언이 기름을 끼얹었습니다.
30일 유튜브 '우리이화' 채널에 문제의 발언이 올라왔습니다. '학교의 주인은 무슨 학생이냐는 교수'라는 제목의 영상입니다.
시위 학생이 교수에게 따지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학생은 교수에게 "(학교의 주인은) 총장도 아니라, 학생들이 주인이다"라고 따졌습니다.
그러자 교수는 "학생이 주인이라고? 4년 있다가 졸업하는데?"라며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학생들은 교수의 발언을 문제 삼았습니다. 학교 교내게시판에 대자보까지 붙였는데요.
대자보에는 교수 외에 학교 교무처장의 발언도 담겼습니다.
학생들은 교수의 발언 논란을 묻기 위해 교무처장을 찾아갔습니다. 교무처장 역시 "(학교의 주인은) 학교의 역사"라고 답했습니다.
학생들은 "학교의 역사는 누가 세웠는가. 지난 130년 그 누구보다 이화를 지키고 그 전통을 지킨 것은 '주인이 아니라' 학생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역사가 학생들이 아니라면 누구에 의해 이어져 왔다는 말입니까?"라고 반발했습니다.
학생들은 "미래 라이프 산업(직장인 단과대학)은 단 30억으로 우리 학생들이 만든 130년의 역사를 매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화여대의 미래라이프대학은 교육부의 '평생 교육단과대학 지원사업' 중 하나인데요.
이화여대는 이달 초 동국대와 창원대, 한밭대와 함께 해당 사업 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특성화고 등 출신 등 고졸 재직자 혹은 30세 이상의 무직 성인이 이 과정을 통해 4년제 대학 학위를 취득할 수 있습니다.
학과는 건강ㆍ영양ㆍ패션 등을 다루는 '웰니스산업 전공'과 미디어콘텐츠를 제작하는 '뉴미디어 산업 전공' 등인데요.
일부 학생들은 "네일아트학과와 피부관리과 등이 4년제 대학에 왜 필요한가. 돈벌이용"이라고 반발했습니다.
이화여대 측은 “사회에 진출한 여성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취지다. 정원 외로 선발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화여대 학생들의 농성은 감금과 강제 진압 등 또 다른 문제를 야기시켰습니다.
총학생회를 비롯한 시위 학생들이 대학 본관을 점거했는데요. 본관에 남아있던 평의원 교수와 교직원들을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막았습니다.
그리고 30일 오전 11시 15분께, 경찰이 투입돼 교수 4명과 교직원 1명 등 5명이 밖으로 나왔습니다.
당시 200여 명의 학생들이 농성 중이었는데요. 1600여 명의 경찰 병력이 투입됐습니다.
총학생회는 "평화 시위 중인 이화인들을 폭력적으로 끌어내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경찰로 폭력 진압한 학교본부를 규탄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반면 학교 측은 언론을 통해 "경찰에 공식 출동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서대문경찰서)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대학 측의 입장을 반박했습니다.
이대 측이 경찰에 2차례 공문을 보냈고, 총장이 직접 서대문경찰서 정보과장과 통화한 사실도 공개했습니다.
<사진출처=유튜브,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