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에서 발생한 'SNS 단체채팅방 성희롱' 논란이 가중화되고 있습니다.

가해자들이 사과 대자보를 붙이고, 학교 측도 진상 규명 입장을 밝혔는데요. 피해자를 배려하는 조치는 취해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JTBC는 16일 고려대 여학생들의 인터뷰를 보도했는데요. 해당 단톡방에서 성희롱을 당했던 피해자들입니다.

피해자 A씨는 "방금 가해자와 같은 교실에서 기말고사 시험을 보고 왔다"고 털어놨습니다.

또 다른 피해자 B씨는 "다음 주 월요일에 가해자와 같은 시험을 본다"고 밝혔습니다.

피해자들은 학교 측의 미흡한 대응을 지적했습니다.

A씨는 "(처음 찾아갔던 교내) 양성평등센터에서는 외부로 공론화시키지 말자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고려대 측은 총장이 사과하고, 특별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약속했는데요. 피해 학생들의 이야기는 듣지 않았다고 합니다.

B씨는 "피해자 의견을 많이 들어야 하는데, 대책위원회가 뭘하는 곳인 지 아는 바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피해자들은 최근 학생회 주관으로 열린 회의에서 가해자들이 억울함을 호소했다고 털어놨습니다.

A씨는 "(가해자들이) 이게 왜 성희롱이냐고 대자보에 자신들의 실명이 나오면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피해자 C씨는 "(카톡) 내용을 다 봤고, 외울 정도다. 울컥해서 운 적도 있고 감정 조절이 잘 안 된다"고 울먹였습니다.

한편 ‘고려대 카카오톡 대화방 언어 성폭력 사건 피해자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지난 13일 해당 사건을 공개했습니다.

대책위는 “교양수업 2과목을 함께 수강한 남학생 8명이 단체카톡방에서 1년 넘게 언어 성폭력을 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성희롱 대상은 다양했습니다. 대책위는 “동기, 선배, 새내기뿐 아니라 불특정 다수의 여성”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건은 해당 카톡방에 있던 남학생이 폭로했는데요. A4 약 700페이지에 달하는 원문도 피해자 측에 전달했습니다.

대책위에 따르면, 가해자 대부분은 교내 주요 직책을 맡고 있는 학생들인데요.

한 명은 양성평등센터 서포터즈, 또 다른 한 명은 새내기 새로배운터 성평등지킴이였습니다.

가해자들은 15일 학교에 사과 대자보를 붙였습니다. 이들은 "혐의를 인정하고, 형사 처분을 포함한 징계 또한 달게 받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이를 희화화시켰다"고 잘못을 시인했습니다.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와 깊은 반성도 전했는데요.

가해자들은 "피해자들은 친한 동기 또는 선후배였다. 충격과 실망감은 감히 가늠조차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징계가 현실이 됐을 때, 저희가 했던 발언을 두 눈으로 다시 읽었을 때, 그제야 저희는 후회했고 반성했다"고 전했습니다.

<사진출처=JTBC 뉴스 캡처, 고려대 카카오톡 대화방 언어 성폭력 사건 피해자 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