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복지사가 장애인의 목을 조르더니, 머리를 쥐어뜯습니다. 뺨도 때리고, 거구의 몸으로 짓누르는데요.

다른 복지사들은 폭행을 말리지 않습니다. 그저 쳐다보고만 있습니다.

장애인 인권유린 사건인 일명 '도가니' 사건(광주인화학교 성폭력·폭력)을 기억하시나요?

비슷한 사건이 또 발생했습니다. 남원의 한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벌어졌는데요.

JTBC 탐사보도프로그램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12일 일명 '남원 도가니'의 실체를 공개했습니다.

중증장애인 복지시설 '평화의 집'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사회복지사들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장애인들에게 폭행과 학대를 일삼았습니다.

수법은 잔인했습니다. 머리채를 잡아 내동댕이 치고, 발로 배를 차고, 발목을 꺾었는데요. 라이터를 켜서 배를 지지기도 했습니다.

경찰이 확보한 CCTV 영상에는 무려 127회의 학대 행위가 담겨있었습니다

'스포트라이트'는 한 공익제보자가 제보한 추가 CCTV 영상을 공개했는데요. 23일 동안의 영상입니다. 약 80여 건의 학대가 담겼습니다.

"영상 한 달 치를 봤는데, (폭행 등 학대가) 하루에 한 건 이상인 것으로 봐서는 단기간에 있었던 현상으로 보기 힘들다"(법영상분석연구소 황민구 소장)

학대는 폭행 만이 아니었습니다. 복지사가 장애인의 바지에 손을 넣고, 성기를 만지는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성추행을 하는 복지사는 한 명이 아니었습니다. 또 다른 복지사도 장애인의 성기를 만졌습니다.

'스포트라이트'는 피해 장애인들이 한목소리로 지목한 복지사 '박용석'을 주목했습니다.

"(박용석은) 진짜 나쁜 사람이다. 어디에 CCTV가 있는 지도 알고, 사각지대를 알면서 그랬다"(평화의 집 전 직원 A씨)

"오히려 구속은 그 사람이 돼야하는데. 폭행을 더 가한 사람이 아직도 있다."(평화의 집 전 직원 B씨)

하지만, 박용석은 '스포트라이트'를 통해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내가 오히려 많이 맞았다. 장애인 오민협과 엄청나게 싸웠다. 민혁이가 걷지 못하고, 기어다니는데 얼마나 빠른 지 아세요?"(박용석)

'스포트라이트'에 따르면, 8명의 폭행 복지사 중 피해 장애인이 공통적으로 지목한 사람은 단 한 명. 박용석이었습니다.

박용석은 불구속 상태로, 현재도 '평화의 집'에서 장애인들과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한편 전북 남원경찰서는 지난달 16일 사회복지사 조모 씨(42) 등 2명을 구속하고, 박용석 등 14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평화의 집' 장애인을 폭행하고,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폭행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원장 이모 씨(72)도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영상출처=네이버TV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