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이나 염증성 장질환 등이 전염될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지난 4일 "인체 내장의 박테리아 중 3분의 1이 일종의 홀씨를 생성해 공기 중에 생존할 수 있다"며 "이를 타인이 흡입하면, 장내 균의 균형을 무너뜨려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미 10여 년 전, 워싱턴대학교는 비만한 쥐에서 채취한 장내 미생물을 날씬한 쥐에게 주입한 결과 마른 쥐가 엄청나게 살이 쪘음을 확인한 바 있다.

하지만 장내 세균을 통해 질병이 전염될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일부 질병이 가족 내에 공통적으로 발병하는 이유를 설명하기도 한다.

유전적인 요인과 무관하게 화장실을 함께 쓰거나 잦은 접촉을 통해 장내 세균이 전파될 수 있다는 것.

이 연구를 이끈 '웰컴 신탁 생거 연구원'의 트레버 롤리 박사는 "비만을 비롯해 크론병, 대장염 등 염증성 장질환을 일으키는 조건이 인체 간에 전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롤리 박사는 "같은 집에 사는 가족은 비슷한 장내 미생물 군집을 공유한다"며 "건강상 위험을 일으키는 요인 중 유전자의 부분은 7∼13% 정도로, 미생물 군집과 유전자가 결합해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출처=영화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