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공무원 시험 응시자가 정부청사에 침입, 성적을 조작했습니다. 정부청사 측은 이 사실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경찰은 정부청사에 침입한 A씨(26·男)에 대해 6일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A씨는 '국가공무원 지역인재 7급 시험' 응시자인데요. 지난 달 26일 오후 9시께,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 침입했습니다.

A씨는 정부서울청사의 출입통제 시스템을 통과해, 15층 인사혁신처 사무실에 들어갔습니다.

이후 시험 담당 공무원의 컴퓨터를 찾아, 자신의 성적과 합격자 명단을 조작했습니다.

A씨가 조작한 성적은 공직적격성테스트(PSAT). 언어논리, 상황판단 능력, 자료해석 능력을 종합평가하는 시험입니다.

경찰 측에 따르면, A씨는 제주도의 한 대학 졸업예정자입니다.

A씨는 당초 시험지를 빼돌릴 계획을 세웠습니다. 청사 1층 체력단련실에서 한 공무원의 신분증을 훔쳤는데요. 인사혁신처 채용관리과 사무실에서 시험지를 빼돌리려 했지만, 실패했습니다.

결국 A씨는 지난달 5일 필기시험에 응시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달 26일, 성적 조작을 위해 다시 청사에 침입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마음대로 청사를 드나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부청사 방호에 심각한 구멍이 뚫린 셈입니다.

정부청사는 일반 방문객일 경우, 방문객센터에 신분증을 내고 방문 사유를 작성해야 합니다.

입주기관 직원과 함께 동행해야, 방문자 출입증을 받고 들어갈 수 있는데요. A씨는 훔친 출입증으로, 수차례 청사를 드나들었습니다.

출입증이 있는 직원이 청사에 들어가려면, 출입증을 출입 기기에 태그해야 합니다. 총 두 차례, 문(게이트)을 통과해야 하는데요.

두 번째 문을 통과할 때는, 모니터에 출입증 소지자의 얼굴이 뜹니다. A씨는 두 번째 문도 문제 없이 통과했습니다.

정부청사는 출입문마다 청사관리소 소속 방호직원이 24시간 지키고 있습니다. A씨는 한 번도 방호직원에게 붙잡히지 않았습니다.

정부청사의 컴퓨터 보안도 허술한 것으로 지적됐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담당 공무원의 컴퓨터 전원을 켜고 부팅 중 비밀번호를 삭제했습니다. 그리고 컴퓨터에 들어가 관련 서류에 접근했습니다.

인사혁신처 측은 중앙일보를 통해 "A씨가 인터넷에 떠도는 방법을 이용해 비밀번호를 삭제한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정부청사는 지난 2012년에도 침입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60대 남성이 위조한 신분증으로 칩입해, 불을 지르고 창 밖으로 투신했습니다.

<사진출처=채널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