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충북 청주 4세 여아 암매장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친모 한 모씨(37)의 편집증과 망상이 비극의 원인이었다.

청주 청원경찰서 곽재표 수사과장은 24일 "친모 한 씨가 남긴 메모를 살펴본 결과, 집착과 의심 등 편집증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 씨는 2011년 4월께 보육시설에 맡겼던 친딸을 데려왔다. 경찰에 따르면, 그녀가 본격적으로 피해 아동을 학대한 건 7월께다.

곽 과장은 "한 씨는 피해 아동을 자신의 인생과 결혼 생활을 망친 주범으로 여겼다"며 "밥을 굶기고, 수 차례 폭행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피해 망상의 흔적도 보였다. "가혹행위를 당한 아이는 계부에게 의지하려 했다"며 "이에 한 씨는 아이가 계부를 유혹하려는 것 아니냐며 학대했다"고 설명했다.

계부 안 모씨(38)도 폭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 "안 씨는 처음엔 아이를 폭행하지 않았다"면서도 "후에 부부 갈등이 심해지자 아이를 구타한 것 같다"고 말했다.

딸이 숨진 건 지난 2011년 12월이다. 이후 안 씨는 충북 진천의 야산에 아이를 암매장했다. 이런 사실은 최근 미취학 아동 전수조사 이후에야 드러났다.

친모 한 씨는 지난 18일 오후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 조사를 받은 당일이다. 당시 한 씨 곁에는 유서 및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발견됐다.

경찰은 숨진 한 씨에게 폭행치사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다. 안 씨는 사체유기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