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영국에서 러시아의 전직 FSB(보안정보국) 요원이 의문의 독살을 당했는데요.

영국 정부가 당시 러시아의 대통령이었던 블라디미르 푸틴(63)이 이를 승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사망한 요원은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 2006년 영국 국적을 취득한 후, 얼마 안 돼숨졌습니다.

리트비넨코는 사망 3주 전, 런던의 한 호텔에서 옛 동료들과 홍차를 마신 후 쓰러졌는데요.

그의 몸에서 방사능 물질인 '폴로늄-210'이 다량 검출됐습니다.

워싱턴포스트와 CNN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영국 리트비넨코 조사위원회가 "러시아가 리트비넨코를 살해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위원회 측은 "리트비넨코에게 치사량의 폴로늄-210을 넣은 차가 전달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살해 작전은 파트루셰프(FSB 책임자)와 푸틴 대통령에 의해 승인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위원회 측에 따르면, 리트비넨코는 2000년 영국에 망명한 직후부터 푸틴 대통령을 비난했습니다.

위원회 측은 "FSB는 리트비넨코의 행위를 배신으로 여겼다. 러시아의 다양한 조직과 주요 인물들이 그를 살해할 동기가 된 것"이라 설명했습니다.

영국 정부는 결과가 발표된 후 러시아 대사를 초치했습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정말 끔찍하다"고 러시아 정부를 비난했습니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이번 발표에 대해 크게 반발했습니다. 절대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양국 관계의 분위기에 독을 뿌린 격이다. 러시아는 영국의 발표를 평결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전했습니다.

<사진출처=워싱턴포스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