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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년, 그들은 현실이었다"…'암살', 잊어선 안될 진실들 8

[Dispatch=서보현·김지호기자] 영화는 기본적으로 허구의 세계다. 그러나 이 상상의 세계가 현실을 투영하면, 이는 강력한 공감대로 전이된다.

2015년 광복 70주년, 영화 '암살'(감독 최동훈)이 그렇다.

1933년, 그 암울했던 시기를 살던 안옥윤, 하와이피스톨, 속사포 등의 '암살자들'. 그리고 그들을 일제에 팔아넘겼던 염석진….

우리가 이 영화에 더욱 흥미를 느끼고, 반대로 더한 분노를 가질 수 있는 건, 이 인물들이 사실은 지독히 실제 인물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현실이 보여서 슬펐고, 안타까웠으며, 또 통쾌했던 '암살'. 그 중에서 절대 잊지 말아야 할 8가지 이야기를 골랐다.

※ 1,000만 명이 영화를 봤지만, 그래도 이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영화 속 인물과 실제 인물을 비교하다보니 어쩔 수 없었습니다.

① 염석진 : "물지 못할거면 짖지도 말아야죠"

☞ 영화 : 변절자. 상해 임시정부의 경무국 대장으로 이중스파이 역할을 수행한다. 독립군의 암살 계획을 일본에 밀고했고, 그 대가를 인정 받아 특진한다.

☞ 역사 : 염석진(이정재 분)은 독립 투쟁을 벌이다 친일파로 변절했던 캐릭터다. 현실에선 일제강점기 고등계 친일형사였던 황옥과 비슷하다.

실제로 황옥 경부는 일제 강점기의 형사다. 그러나 의열단원들을 도우며 독립군의 신임을 쌓았다. 자신이 이중 스파이가 되겠다며 김원봉에게 직접 약속하기도 했다.

1923년 3월 초. 의열단은 황옥의 말을 믿고 대형 암살 작전을 계획한다. 상해에서 여행가방 등에 폭탄 등을 담아 경성으로 보낸 것. 영화 속 '암살' 작전과 비슷하다.

하지만 이 계획은 실패로 끝이 났다. 1923년 3월 15일, 황옥을 포함한 독립투사들이 대거 검거됐다. 알고보니 이는 모두 황옥의 간계였다.

☞ 알아야 할 것 : 1923년 8월 7일, 의열단 사건을 심리했던 법정.

판사 : 왜 미리 전말을 알리지 않았는가?

황옥 : 경성에서 온 폭탄은 모두 내 손에 들어왔다. 상해에서 실행단원들이 오면, 그때 모두 일망타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황옥 : 일부 검거로는 의심을 풀 수 없으니, 전부 검거해 공을 세우려 했다. 최후까지 성공을 기대했으니 말하지 않았다.

당시 의열단원들은 황옥의 배신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나는 신성한 의열단원이다. 황옥과 같이 이 자리에 선 것이 부끄럽다. 우리를 모두 잡아 자기의 사리사욕을 채우겠다는 악마의 행동을 이제야 알았다. 분하기 그지없다" (의열단원 이현준의 최후 진술)

단, 황옥이 진짜 의열단원이었다는 학설도 있다. 의열단을 보호하기 위해 법정에서 배신자를 자처했다는 것. 아직 이를 입증할 결정적인 근거는 부족한 상황이다.

참고로, 황옥은 김태석(친일경찰) 반민특위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한 적이 있다. 김원봉의 경우 "황옥은 진짜 의열단원이었다"고 말했다는 설도 있다.

② 강인국 : "다 나라를 위한 일이었어!"

☞ 영화 : 피도 눈물도 없는 친일파. 일본 사령관에게 광산 채굴권을 달라며 아부. 전쟁 중에는 비행기 10대를 헌납하기도 했다.

☞ 역사 : 실제로 강인국 같은 인물들은 굉장히 많았다. 박흥식(화신백화점 사장)은 비행기를 헌납했고, 1944년에는 '조선비행기주식회사'까지 운영했다.

'조선일보' 전 사장인 방응모도 마찬가지. 그는 1924년, 광산업에 뛰어들어 벼락부자가 된 인물이다. 이후 1932년, '조선일보'를 인수해 사장이 됐다.

일본의 침략전쟁에도 이바지했다. 1944년, 군수회사 '조선항공 공업주식회사'를 만들었다. '국민정신총동원조선연맹' 등 친일 단체에서 주요 인사로도 활약했다.

☞ 실제로는? : 강인국의 딸 미츠코(전지현 분)은 가난한 식민지 조선에서 호화로운 생활은 한다. 미츠코가 영화 속에서 백화점 쇼핑을 즐긴 것 처럼.

1930년대 상류층 친일파들 사이에선 '미쓰코시' 쇼핑이 유행이었다. 그 자리에는 지금의 신세계 백화점(명동 본점)이 들어서있다.

당시 백화점에서 사용된 용어를 살펴보자. 승강기는 '승강긔', 바겐세일은 '대매출행사', 판매원은 '쇼프껄'(shopgirl) 등으로 불렸다.

아래는 1934년 5월 <삼천리>에 실린 글 중 일부다.

"미쓰코시가 원래 진고개에 있어서 일본서 건너오는 불조아(부르주아) 친구들을 모두 고객으로 하기 때문에 (쇼프껄의) 인물 선택을 가장 엄격하게 한다고 들었다."

③ 속사포 : "나, 신흥무관학교 출신이요!"

☞ 영화 : 신흥무관학교 마지막 졸업생. 호탕한 성격으로, 테니스를 즐긴다. 자신은 인정하지 않지만, 뼛속까지 독립투사. 숨이 끊어지는 순간까지 총을 놓지 않는다.

☞ 역사 : 속사포의 쾌활한 성격은 의열단 단원들과 닮아 있었다. 속사포처럼 신흥무관학교 졸업생들의 다수가 의열단과 한인애국단으로 유입된 점도 흡사하다.

속사포는 그 중에서도 항일 투사 김경천 장군과 흡사하다. 일례로 속사포가 쓴 "낙엽이 지기 전 무기를 구해 압록강을 건너고 싶다"는 결의문은 김 장군의 수기 내용.

☞ 알아야 할 것 : 속사포의 통쾌한 성격. 영화적 재미를 위한 설정이 아니었다. 다음은 아나키스트이자 혁명가였던 김산의 증언이다.

"의열단원들은 마치 특별한 신도처럼 생활했다. 수영과 테니스, 그 밖의 운동을 통해 항상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했다. 매일같이 저격 연습도 했다.

이 젊은이들은 특별한 임무에 알맞은 심리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오락도 했다. 그들의 생활은 명랑함과 심각함이 기묘하게 혼합된 것이었다.

그들은 언제나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었으므로, 생명이 지속되는 한 마음껏 생활했던 것이었다."

④ 안옥윤 : "알려줘야지, 우리가 싸우고 있다는 걸"

☞ 영화 : 여성 항일 투사. 만주 지청천 장군이 이끄는 한국독립군 제3지대 포수계 저격수. 이후 한인애국단에 합류, 김구와 김원봉의 지시를 받아 작전을 수행한다.

☞ 역사 : 여성 항일 열사, 대부분 유관순을 떠올린다. 하지만 유관순 열사 이외에도 남자현, 이화림, 안경신, 박차정 등 항일 운동을 펼친 여성 열사는 많다.

남자현 열사는 독립군의 어머니로 불린다. 일본 총독과 만주 주재 일본 대사를 처단하려는 암살에 참여했다. 하지만 미수에 그쳤고, 투옥과 고문 끝에 순국했다.

이화림 열사는 안옥윤처럼 사격에 능했던 인물이다. 한인애국단으로 사격과 무술을 배웠고, 일본 밀정을 유인해 살해했다. 윤봉길, 이봉창 의사와도 작전을 수행했다.

☞ 실제로는? : 영화에서 안옥윤과 하와이 피스톨은 부부로 가장해 위기를 넘긴다. 이후에는 연인으로 가장, 일본경찰을 처단했다.

역사에서도 마찬가지. 이화림은 윤봉길 의사의 도시락 폭탄 작전에 참여했다. 두 사람은 부부로 가장해 상하이 훙커우 공원을 답사했다.

1932년 4월 29일, 윤봉길은 도시락 폭탄을 던졌다. 이 때도 식장 밖에는 이화림이 있었다. 거사를 지켜본 이화림은 회고록에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긴다.

"마치 추풍낙엽이 지듯이 일본놈들이 우수수 떨어졌다."

⑤ 김원봉 : "잊혀지겠죠? 미안합니다."

☞ 영화 : 조승우는 김원봉 역을 맡아 특별 출연했다. 김원봉은 김구와 함께 친일파 척살작전을 계획했다. 마지막까지 대임시정부를 지키는 인물로 그려진다.

☞ 역사 : 실존인물이다. 김원봉은 일본이 가장 무서워했던 독립운동가. 현상금은 일제 최고 금액이었던 100만 원(현재 화폐가치로 약 320억 원)에 달했다.

김원봉은 1919년 11월 10일, 중국 지린에서 의열단을 조직했다. 투쟁 방법은 암살과 파괴. 23차례 이상 일본군 및 친일파 제거 작전을 펼쳤다.

하지만 해방 이후 삶은 기구했다. 좌파로 몰려 구속돼 친일경찰 노덕술에게 모욕을 당했다. 이후 월북했지만, 1958년 김일성에 의해 숙청 당했다.

그런 탓에 남한에서도, 북한에서도, 김원봉은 조명받지 못했다.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 할 사람들은 김원봉이 아니라, 그를 기억 못한 우리들이지 않을까.

☞ 실제로도? : 조승우 표 김원봉은 실존 인물과 흡사하다. 실제 김원봉은 인간미와 카리스마가 있었다. 김산은 다음과 같이 김원봉을 기억했다.

"김원봉은 남을 감복시킬 만큼의 인간성을 가지고 있었다. 정열과 냉정함, 대담함도 갖춘 친구였다. 조용하면서도 때로는 단호하고 잔인했다."

일본에게 김원봉은 그 이름 자체가 두려움이었다. 다음은 일제의 공안당국 보고서다. 김원봉을 향한 공포심을 짐작할 수 있다.

"일면으로 보면 김원봉 1인의 의열단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요컨대 의열단이란, 김원봉이란 인물을 중심으로 한, 죽음을 무릅쓴 집합단체다. 

그 주위를 따라다니는 분자는 이합집산이 무상하다. 한결같이 중심인력에 의해 모인다. 따라서 의열단의 진상을 아는 자는 단장 김원봉 1인 뿐이다"

⑥ 김구 : "내가 미안하오. 미안합니다"

☞ 영화 : 대쪽같은 인물. 상하이 임시정부와 한인애국단을 이끄는 수장. 20년 간 자신을 보필했던 염석진이 밀정임을 알게 되자 처단을 명령하기도 한다.

☞ 역사 : 평생을 독립과 혁명에 몸바쳤다. 동학농민전쟁, 항일 의병항쟁, 항일무장투쟁, 통일정부 수립 운동…. 이 모든 위대한 움직임에는 김구가 있었다.

항일운동의 시작과 끝이었다. 김구의 주도로 1931년 한인애국단이 창설됐다. 김구는 이봉창 의거, 윤봉길 의거 등을 주도적으로 지휘했다.

해방이 올 때까지 임시정부를 25년간 묵묵히 지킨 인물이기도 하다. 처음 5년은 문지기를 자처했고, 실제 일본의 스파이를 가려내는 심문관 활동을 했다.

☞ 알아야 할 것 : '암살' 속 임시정부 요원들은 가난하다. 후원금이 전부다. 극중 속사포의 금전 요구(?)에 "가진 게 없다"며 난감한 표정을 짓는 모습이 딱 그 것.

실제 임시정부 요원들은 극심한 가난에 시달렸다. 김구 역시 마찬가지. 심지어 김구의 어머니인 곽낙원 여사는 밤이 되면 남들의 눈을 피해 쓰레기장을 뒤졌다.

중국인들이 채소를 다듬고 버린 찌꺼기를 모아 소금에 절였다. 그것이 독립투사들의 끼니였다. 그렇게 만주의 투사들은 꿋꿋하게 독립운동을 전개했다.

⑦ 하와이피스톨 : "내가 너(염석진)처럼 창녀는 아니잖아."

☞ 영화 : 상하이에서 활동하는 살인청부업자다. 염석진에게 안옥윤을 죽이라는 요구를 받는다. 하지만 안옥윤과 친일파 척살작선을 펼치는, 반전의 주인공이다.

☞ 역사 : 하와이피스톨의 시가전은 김상옥 의사를 떠올리게 한다. 김상옥 의사는 1920년 말, 의열단에 입단해 비밀 작전을 수행한 인물이다.

그가 노렸던 곳은 종로경찰서. 김상옥은 1923년 1월 12일, 종로경찰서에 홀로 잠입해 폭탄을 투하했다. 하지만 열흘 뒤, 일본 경찰에게 발각된다.

김상옥의 마지막은 하와이피스톨과 흡사했다. 양 손에 권총을 들고, 3시간 동안 약 400여 명의 일본 경찰과 격전을 벌였다. 그 후 최후의 1발로 명예롭게 자결한다.

☞ 실제로도? : 하와이피스톨은 염석진과 일본군에 수십 발의 총을 맞고도 끝까지 맞선다. 숨을 헐떡거리며 걸어가 염석진 몸에 칼을 꽂는다.

김상옥도 그랬다. 숨이 넘어가기 직전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1923년 3월 15일, 김상옥의 종로경찰서 의거를 다룬 '동아일보' 기사 일부다.

"김상옥은 총을 쏘다가 옆집에 들어가 '내게 이불을 좀 주시오. 이불을 주면 그걸 쓰고 탄환을 좀 피해 몇 명 더 쏘아죽이고 죽을 테니' 했다.

그런데 총을 맞아 숨진 후에도 육혈포에 건 손가락을 쥐고 펴지 않고, 숨이 넘어가면서도 손가락으로는 쏘는 시늉을 했다더라"

⑧ 절름발이 외상 :시게미쓰 마모루는 누구?

☞ 영화 : 임시정부 요원들은 상영회를 연다. 영사기에서는 일명 '미주리호 조인식'이 흘러 나왔다. 1945년 9월 2일, 일본 관료들이 항복문서에 사인하는 모습이다.

이 때 발을 절룩이는 외무성 대신이 등장한다. 그는 A급 전범 시게미쓰 마모루. 영화는 "윤봉길 의사의 의거(폭탄 투척)로 다리를 절게 됐다"고 소개한다.

☞ 역사 : 시게미쓰 마모루는 실존인물이다. 주목할 점은 '롯데' 신격호 회장과의 관계? 마모루가 신격호의 2번째 부인 다케모리 하츠코의 외삼촌이라는 설이 있다.

롯데 오너 일가의 성은 시게미쓰. 신격호의 일본 이름은 시게미쓰 다쓰오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롯데 2세들의 경영권 싸움을 '시게미쓰 일족의 난'이라 표현했다.

정순태 작가의 '신격호의 비밀'에 따르면, 롯데의 일본 급성장 배경에는 처가로 알려진 다케모리 집안의 보이지 않는 지원이 있었다.

정 작가는 자신의 저서에 "하츠코 여사의 어머니는 윤봉길 의사의 폭탄에 중상을 입은 일본 공사 시게미쓰 마모루의 여동생이다"는 신 회장 측근의 말을 싣기도 했다.

('팩트올' 관련기사 : http://www.factoll.com/page/news_view.php?Num=1909)

그동안 롯데는 친일기업 논란에 침묵으로 버텼다. 무려 17년 동안이다. 그러다 최근에서야 "하츠코 여사는 시게미쓰 가문과 관련이 없다"며 공식 부인했다.

☞ 알아야 할 것 : 시게미쓰 마모루는 단순한 친일파가 아닌 일본의 상징이었다. 'MIT' 명예교수인 존 다우어는 저서 '패배를 껴안고'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항복 문서에 조인한 일본 관리는 2명이었다. 1명은 제국 육군을 대표하는 우메즈 요시지로 장군이었고, 1명은 제국 정부를 대표하는 외교관 시게미쓰 마모루였다.

시게미쓰는 한 조선인(윤봉길)이 일본의 식민 통치에 항의해 감행한 1932년의 폭탄 공격에서 한쪽 다리를 잃었다. 

그가 파도에 흔들리는 미국 전함의 갑판 위를 불편한 걸음걸이로 나아가는 모습은, 불구가 된 연약한 일본의 이미지를 생생하게 전했다."

<사진출처=팩트올·롯데 블로그, '암살' 스틸>

2015년 8월 15일, 광복 70주년이다. 영화 '암살'을 통해 잊어서는 안될, 그러나 잊혀진 진실을 다시 생각하자. 그들은, 영화가 아닌 역사에도 살고 있었다. 1933년은 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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