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rip l 황지희] 베니스 아니 베네치아로 부르는게 더 멋지다. 이곳에서 한가지 결심한 건 가이드북이나 블로그에 소개된 맛집은 가지 않는 것이었다.

직접 골목골목 뒤져서 스스로 선택하고 무작정 먹어 보기로 했다. 다행히 식욕의 촉은 배신하지 않았다. 음식 맛은 정말 기가 막혔다.

걷다 지쳐 발견한 어느 광장앞의 피자집.

주인 아저씨 머리보다 더 큰 피자 한쪽이 단돈 1유로였다.

피자집 앞 아이들이 축구를 하는 어느 광장 바닥에 앉아

이태리 맥주 모레띠와 피자를 먹었다.

피자 한판을 둘이서 나눠 먹어도 거뜬한 양이었다.

베네치아가 물의 도시라고 하면서도

해산물이 유명한지는 미처 몰랐다.

파스타 역시 고기가 든 파스타 보다는

역시 해물 파스타가 더 맛있고 인기가 많다.

우리식으로 말하면 잡어 튀김?

똑같은 튀김 같아 보여도 튀김가루에 무슨 짓을 한건지

정말 바삭하고 고소했다.

두툼한 스테이크 살짝 탄거 같았는데...

식당 주인은 절대 아니라고 손사레를 쳤다.

일단 맛을 보라고?

어쩌나, 너무 미안할 정도로 최고의 맛이었다.

지금까지 먹어본 파스타 중 TOP3안에 드는 봉골레 파스타.

소스도 부족하고 뭔가 촉촉해 보이지 않는 파스타

이 집은 실패다 포기한 순간 눈이 번쩍!

음식은 비주얼로만 판단할 일은 절대 아니다.

이태리 사람들은 밤에 카푸치노를 마시지 않는다던가?

그럼에도 베네치아의 밤은 카푸치노 한잔이 간절했다.

다른건 안팔아? 정말?

티라미수만 파는 의지 강한 베네치아의 카페.

비주얼만 보면 생고기를 얹어 놓은 것 같아 땡기지 않는다.

하지만 멜론과 훈제햄이 만들어 내는 맛의 조화는

두고두고 생각나게 한다.

먹방은 음식사진이 중요한데...

막상 지금 보니 그냥 고기 같아 보여 속상하다.

정말 맛없어 보이지만 이 식당만의 소스와 특별한 조리방식은

평생 잊지 못할 식사로 기억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