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특선영화가 지겨운 분들을 위한 100% 리얼 스토리. 고품격? 실상은 물고 뜯는 정글 예능에서 살아남은 막내 MC의 리얼 생존기. 일반인만 좋아하는 게 아닌, 거의 일반인 수준이던 그가 김구라를 잇는 새끼 독사로 살아남은 생존 노하우 대공개!
특기는 한 발 밀어넣기. 지난 2006년 '슈퍼주니어'에 슬쩍~ 합류하더니, 지난 2011년에는 김희철의 공백을 틈타 '라디오스타' MC석까지 은근~ 꿰찬 이 남자! 현존 가장 거친 이곳에서 지금껏 무사히 살아남은 비법은?
김국진, 윤종신, 김구라 사이에서 깐족거리기, 해맑게 웃는 얼굴로 촌철살인 멘트 날리기, 연예인보다 연습생 취향이라는 루머(?)를 유머로 받아치는 센스! 이제는 '라스'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된 이 남자.
고품격 MC 규현의 필살기! 고품격 스타캐스트가 직접 확인했습니다.
규현을 만나기 위해 처음 찾은 곳, 대기실입니다. 김국진, 윤종신, 김구라, 규현이 한데 모여 있었습니다. 비좁은 대기실을 함께 나눠 쓴다? 방송처럼 활기차고 신나겠지~하고 문을 연 순간…. 모두가 얼음이 됐습니다.
"어서와, 라스는 처음이지?"
조용하고 침착하며, 숙연합니다. 분명 나란히 앉아 있지만, 결코 함께 있지 않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대기실을 취재했지만, 이런 모습은 처음입니다. 예상치 못한 광경에 당황하던 순간, '라스'의 수장 전성호 PD가 한 마디 흘립니다.
"아시겠죠? '라스'는 정글이에요. 봐봐요. 이 형들, 살갑지가 않잖아요. 규현이 처음에 힘들었을거에요. 아마 따로 많이 울었을지도 몰라요."
그러고보니 규현이 심상치 않습니다. 유독 진지합니다.
▶ 생존법 1. 대본, 대본, 대본
규현의 생존법, 첫 번째는 대본 정독입니다. 대기실에 들어서자마자 대본부터 집어 들었습니다. 메이크업을 받을 때도, 김구라와 윤종신이 도시락을 먹을 때도, 규현의 시선은 대본에 고정되어 있습니다. 그야말로 대본홀릭이 따로 없습니다.
순간순간 방청객으로 빙의하기도 합니다. 한참 대본을 읽다가 뜬금없이 혼자 웃음을 터뜨립니다. 그만큼 대본에 몰입했다는 뜻이겠죠? 궁금한게 생기면 제작진에게 바로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역시 교과서 중심의 학습이 최고네요. (뭔 소리래~)
"대본만 봐도 빵빵~"
"너란 녀석, 눈을 뗄 수 없어"
"간식보다 대본"
"그 어떤 말도 안들려"
▶ 생존법 2. 형들 말 경청하기
선행학습의 효과입니까? 대본 마니아 규현, 완벽하게 이해했나봅니다. 손에서 대본을 내려 놓고 응용학습에 들어갑니다. 형들과 대화를 나누며 실전감각을 익혔죠. 여기서 잠깐, 규현은 88년생, 올해 27살입니다. 막내 형 김구라와 18살 차이가 납니다.
게다가 이 형들, 참 시크합니다. 막내에게 다정한 눈길 한 번 주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규현은, 시쳇말로 '형바보'입니다. 김구라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놓치지 않습니다. 가수 선배인 윤종신은 좀 더 편한가 봅니다. 곡 달라고 계속 조릅니다.
"형, 내 노래 언제 나와요?"
"좀만 기다려. 밥 좀 먹고."
"구라형, 웃음 참고 있네~"
"감독님, 제가 여기서~"
▶ 생존법 3. 먼저 다가가는 MC
규현, 갑자기 대기실 밖으로 나갑니다. 혹시 '슬기'라도 만나지 않을까? 슬쩍 따라 나섰습니다. 규현이 찾은 곳은 손님방. 게스트 대기실이었습니다. 이날 '라스'를 찾은 '꽃미남 5인방'- 손호준, 바로, 노민우, 박기웅, 서강준 등에게 먼저 인사를 하러 갔습니다.
이것이 바로 '라스' 막내의 역할이랍니다. 게스트 한 명 한 명을 찾아 다닙니다. 그도 그럴 것이 '라스'가 예능계의 아마존 아니겠습니까. 규현은 게스트의 긴장을 풀어주며 자신의 긴장도 푸는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 규현의 등장 이후 게스트의 표정이 한결 밝아졌습니다.
"라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윤호형한테 말씀 많이 들었어요"
"바로야~ 방그레 웃기만 하면 안돼"
"산들이 복수는 해야지~"
"처음뵙겠습니다"
"오랜만이에요"
"제가 좋아하는거 알죠?"
"앗! 규현씨, 팬이에요" (박기웅)
▶ 생존법 4. 철저한 외모 관리
녹화 시작 10분 전, 규현이 바빠졌습니다. 맞은 편에 있는 김구라를 빤히 보더니, 스타일리스트에게 공손히 손을 뻗습니다. 그가 받은 것은 바로 기.름.종.이. 볼, 턱, 이마까지 꼼꼼하게 누르고 누릅니다.
기름 점검이 끝나자 옷 매무새 확인합니다. 스타일리스트에게 얼굴도 다시 내밀었는데요. 수정 메이크업까지 꼼꼼하게 받았습니다. 이제 끝났나 싶더니 가방을 뒤적거리기 시작합니다. 그가 꺼낸 것은 칫솔과 치약. 알고보니 매너 MC입니다.
"내가 바로 기름부자"
"산유국 못지 않아~"
"좀 더 짜~볼까"
"메이크업 한 번 더 봐주세요"
"양치도 하고 오자"
"미모 유지 쉽지 않아요"
드디어 녹화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이날 '라스'는 일산 드림센터가 아닌 서울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촬영을 했는데요. MBC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먼저 신사옥을 사용한 프로그램이 됐죠. '라스'의 위엄이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대본, 놓치지 않을거에요"
"휴대폰은 무음으로"
"준비완료"
이날 녹화는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이미 지난 29일 방송에서 확인하셨죠? 새해에도 규현은 김국진, 윤종신, 김구라 등과 찰떡 호흡을 과시했습니다. 이쯤되면 공식질문, 던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라스에서 규현이란?"
"또래 중에서는 MC 랭킹 1위? 최고의 재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안정적이고 센스가 넘칩니다. 중간에 합류했지만 이 만큼 잘 하고 있잖아요. 정글같은 이 곳에서 말이죠." (전성호 PD)
"감각이 뛰어난 친구죠. 규현은 처음부터 자기가 들어갈 때와 안들어갈 때를 잘 알았어요. 예능 신인이 그러기 쉽지 않은데…. 정말 잘하는 동생이에요. 호흡도 잘맞고요." (김국진)
"'라스'에서 규현이? 없는 듯 있는 존재? (낄낄) 농담이고~ 규현이는 뭐 워낙 잘하니까. 호흡을 따로 맞추지 않아도 될 정도랄까." (윤종신)
"규현이야, 워낙 좋아하는 동생이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 해요. 최고에요~!" (김구라)
마지막으로 규현에게도 물었습니다.
"규현에게 라스란?"
"'라스'는 저의 수요일이죠. 다른 말이 필요 있을까요?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해 더 자주 뵙고 싶습니다. 앞으로 많은 사랑 부탁드려요."
☞ 이대로는 아쉽다고요? 그래서 준비한, 설맞이 안구정화 비하인드 사진입니다.
"꽃미남 5인방, 조금 신경쓰여"
"나도 빠지지 않는 외모인데"
"해태 형, 떨려?"
"쪼까 ;;"
"그러지 말어~"
"어?! 카메라?"
"반가워요, 디스패치~"
"바로의 세레나데"
"명절엔 트로트지"
"맷돌춤 말고도 잘해요"
"나, 아이돌 가수 출신이야~"
"으르렁~ 으르렁~ 됐지만"
"잘생쁜~ 세레나데"
"먼저 가볼게요~"
"수고하셨습니다"
"오늘 재밌었어요. 최고!"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조카도 팬이에요~ 사인 좀!"
"새해 선물, 맷돌춤 받으세요~"
글=김효은기자(Dispatch)
사진=송효진기자(Dispa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