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서보현기자] 김기덕 감독이 대형 영화의 스크린 독점을 다시 한 번 비판했다.
김기덕 감독은 15일 오전 성명서를 통해 "멀티플렉스는 여러 관에서 다양한 영화를 보자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지금 우리 극장 문화가 그런가"라며 "내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문화를 즐기는 모든 사람에게 위험한 신호가 오고 있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일부 영화의 스크린 독점 문제를 재차 언급했다. 김 감독은 "국내외 영화를 가리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사람들이 극장에 갔는데 다른 영화가 없어 할 수 없이 걸려있는 2~3개 중에 하나를 본다고 한다"고 문제 제기를 했다.
스크린 독식 피해는 고스란히 저예산 영화가 받게 된다는 것. 김기덕 감독은 "그 영화들이 사전 유로 시사로 잡은 극장들은 보통 저예산 영화가 꿈도 꿀 수 없는 숫자"라며 "이건 분명히 잘못됐다. 피해를 보는 것은 작고 힘없는 영화들이다"라고 말했다.
또 "이것은 문화의 일방적인 조종이다"이라며 "결국 국민은 단순 문화의 노예로 가는 것"이라고 스크린 독식의 문제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문화 발전에 저해된다는 것.
스크린 독점을 방관하는 관계자들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김기덕 감독은 "정부, 영화인, 언론, 관객도 이 상황에 대해 관심을 갖거나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다"며 "특히 영화인과 배우들이 심각한 사실을 외면한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특정인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옛 제자이자 '고지전' 장훈 감독을 비꼰 것이 아니라는 것. 김기덕 감독은 "'고지전'이나 '풍산개'나 우리 민족의 고통스런 전쟁의 아픔에 대한 것이다"라며 "영화 안에서 평화를 찾으려고 노력하는데 왜 영화 밖에서는 투견장을 만드는가"라고 씁쓸해했다.
한편 김기덕 감독은 지난 14일 "곧 개봉하는 전쟁영화가 21일 개봉에서 20일로 당기고, 2~3일 전부터 약 180개 극장에서 2회씩 변칙 상영한다고 한다"며 "입소문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는 작은 규모의 영화들이 불쌍하지도 않나 보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