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도 거르지 않고 지긋지긋하게 내리던 비였지만, 언제 무슨일이 있었냐는듯 화창하게 갠 일본 오키나와의 지난 달 29일 오후(이하 한국시각).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평가전이 있는 날이었다. 다름아닌, 국내복귀 박찬호의 '첫 실전 선발등판!'.

 

 

1회말 수비에 들어가는 한화 즉, 박찬호가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기자는 본부석 상단에서 KIA와 한화의 양팀 전력분석원들 사이에 서있었다. 누군가의 입에서 탄성 소리가 들린다. "이야, TV로만 보던 박찬호의 경기를 직접 보게될줄이야...". 사실, 모두가 같은 심정이었으리라.

 

 

 

 

[박찬호의 탱탱한 엉덩이와 굵은 허벅지는 여전하다.]

 

그동안, 같은팀 동료들과는 몇차례 라이브피칭과 라이브배팅을 통해 그 소식이 간간히 전해지기는 했지만. 막강 타선을 자랑하는 KIA 타이거즈 국내 타자들과는 처음으로 실전 맞대결을 펼치는 순간이었으니 왜 흥분되지 않았을까. 과연 삼진은 몇개나 잡을까? 안타는 몇개나 허용할까? 등등. 한마디로 '역사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첫 상대는, KIA 1번 신종길과의 대결이었다...

 

 

 

초구는 왼바깥쪽으로 빠지는 높은볼이었고.

 

 

 

 

제 2구는...?

 

 

 

한가운데 스트라이크였다.

 

 

 

1번, 신종길은 내야땅볼 아웃!

 

 

하지만, 2번 이종범은 달랐다...

 

 

 

배테랑답게 오른쪽으로 가볍게 밀어치며 우전안타 첫안타. 박찬호가 허용한 첫안타이자, 이날 10명의 KIA 타자들이 뽑아낸 유일한 안타이기도 했다.

 

 

 

 

3번, 안치홍과의 대결은...?

 

 

 

내야땅볼, 그 결과?

 

 

 

1루주자 이종범은 2루에서 포스아웃, 안치홍은 세이프. 2사 1루의 상황이 이어졌다.

 

 

 

 

다음은, 이날 가장 관심을 모았던 KIA 4번 이범호와의 대결이었는데...

 

 

 

마지막 공에, 헛스윙 삼진당하는 이범호..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이 내용이었다. 즉, 향후 전개될 박찬호의 등판 때 국내 타자들을 상대하기 위해서 과연 박찬호는 그동안 어떤 구질들을 연마했을까라는 궁금증이다.

 

 

다시말해, 박찬호의 이날 투구내용은...

 

 

 

포심패스트볼을 시작으로..

 

이날 박찬호의 직구 최고 스피드는 146km였다.

 

 

 

 

슬라이더와..

 

 

 

 

 

 

변화구..

 

 

특히...!

 

 

 

 

 

박찬호의 커터와..

 

박찬호는 이날 커터의 갯수는 2개다.

 

 

 

 

써클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질이었다. 무엇보다 KIA 타자들을 골탕먹게한 건 낙차큰 변화구와 슬라이더였다.

 

 

그결과, KIA 덕아웃에서는 아래와 같은 장면이 연출되고 있었으니...↓

 

 

 

쓕~

 

 

 

뚝~

 

KIA 이범호의 박찬호 구질 분석으로, 이용규에게 박찬호 변화구의 낙차폭과 각도를 설명하는 것이었다. 한가지 재미난 사실이 있다. 사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박찬호와 이용규의 대결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 부분이 왜 아쉬울까.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대표적인 타자중 한명인 이용규는 박찬호가 경계하는 기피대상 1호다. 전에 한번 박찬호가 했던 말이 의미심장하다. "미국 타자들은 바깥쪽공은 대충 그냥 넘기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일본타자들은 철저하게 커트하면서 물고 늘어지더라. 그래서 고생을 많이 했다. 한국에선 이용규가 그렇다는데...".

 

 

 

이범호의 구질분석은 계속됐다.

 

 

 

 

 

 

 

1회말을 넘긴 박찬호의 표정은 어땠을까...?

 

 

 

포수 신경현(왼쪽), 강동우(오른쪽)와 이야기를 나누며..

 

 

 

첫이닝을 잘 넘긴 만족스런 흐뭇한 표정이 역력했다.

 

 

2회말과 3회말 역시...

 

 

 

KIA의 여섯타자를 상대로 무안타 무실점하는 박찬호였다.

 

 

그런데...

 

 

 

- 아니 아저씨, 일 안하고 뭐하세요?

 

 

 

- 박찬호 야구 봤지 롱~

 

실상, 기계소음이 신경 쓰였는지 그쪽을 넌지시 바라보는 박찬호였다. 현재 이곳 오키나와 긴베이스볼 스타디움은 외부공사 중이다. 긴베이스볼 스타디움은 KIA 타이거즈의 가을훈련과 전지훈련 장소로 확정된 곳이다.

 

 

 

 

결국, 박찬호는...

 

 

 

KIA 타자들을 상대로 3이닝 1안타 4삼진 무실점의 합격투구 후 류현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주장 한상훈(오른쪽)과 하이파이브하는 박찬호.

 

 

아울러...

 

 

 

정민철 투수코치와도 하이파이브하는 박찬호.

 

 

정민철 코치는...

 

 

 

"3이닝 39개의 가장 이상적인 투구였다"며 박찬호의 투구내용에 대해 매우 만족해 했다.

 

 

 

 

이후, 박찬호는...

 

 

 

마무리 러닝을 했고..

 

 

 

결국, 한화 이글스는..

 

 

 

KIA전에서, 오키나와 평가전 첫 승리를 거뒀다. 스코어는 '5-2'. 평가전 전적은 1승 3패.

 

 

다음은...?

 

 

 

승리 수훈선수에 대한 포상금 차례!

 

 

 

- 이대수, 류현진, 다음은 박찬호~

 

타자는 이대수(2안타), 투수는 박찬호와 류현진이 승리 수훈선수로 선정됐다.

 

 

박찬호, 크크크~

 

 

 

- 얼마나 들었을까?

 

 

 

- 모르겠다. 일단 챙기고..

 

 

 

- 집에 가서 확인하자~

 

포상금의 정확한 액수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3연패의 시름에서 벗어난 한대화 감독의 웃음꽃을 확인하며, 실로 가슴 벅찼던 박찬호의 역사적인 이날 오후는 서서히 마무리돼 갔다. 지난 달 29일 오후, 긴베이스볼 스타디움이었다.

 

 

바야흐로...!

 

 

 

새봄과 함께 다가오고 있는 '코리안특급' 박찬호의 전설과 감동..

 

 

 

그 화려한 2012년 시즌 개막을 위해 한화 박찬호는, 다음날도 육상 트랙을 달리고 또 또 달렸다.

 

 

글·사진 / [디스패치 줌인스포츠(오키나와)=강명호 기자]twitter.com/zoominspor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