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님은 말씀하셨지. "삶이 너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고..

 

 

- 아무리 그래도...

 

 

 

- 어찌 이 상황에서 슬퍼하거나 노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괴롭다~

 

 

'승민옹' 안승민(21, 한화 이글스)에게 강한 아픔을 안긴 건...

 

 

 

넥센 6회초 1사 1루였고. 그 장본인은?

 

 

 

'목동 나훈아' 5번 강정호의 역전 좌중월 2점 홈런이었다.

그리고 이 순간은, 선발 박찬호(39)의 시즌 2승이 물거품으로 바뀌는 순간이었으니..

 

 

안승민의 마음을 누가 모를까...

 

 

 

애리조나 전훈때부터 '방장' 박찬호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지내온 '방졸' 그였기에. 하늘같은 대선배 박찬호의 승리를 지키려 자신 또한 무진한 애를 썼으리라는 것 쯤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일.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가 못했다. 이택근, 박병호, 강정호로 이어지는 넥센 강타선은 결국 안승민을 강판 시켰음은 물론, 박찬호의 시즌 2승에도 제동을 거는 것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잠시후...

 

 

 

한화 덕아웃에 모습을 나타낸 두 주인공이 있었으니..

 

 

 

박찬호와 안승민이었다. 왼쪽은 강동우, 오른쪽은 한상훈이다.

 

 

아 아! 몹시 괴로운 심정의 '안과장' 안승민...

 

 

 

- 죄송, 미안, 쏘리(Sorry).. 죄송, 미안, 쏘리(Sorry)..

 

 

 

 

박찬호의 정중한 한마디...

 

 

 

- 나보다 더 나이들어 보인다는 소문을 안고사는 안승민아. 진심으로 말하건데..

 

 

진심으로 말하건데?

 

 

 

- "두번 다시 죄송하다는 말 하지 말아라". 알았지?

 

 

그렇게, 박찬호의 위로와 격려가 있었다고 해서...

 

 

 

안승민의 죄송한 마음이..

 

 

 

누그러 질 수..

 

 

 

없었다.

 

 

아니...

 

 

 

오히려..

 

 

 

이닝이 거듭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죄책감' 안승민의 마음은..

 

 

 

더 더욱 괴로운 모습이었다.

보기 안쓰러운 모습에 다름이 아니었다.

 

 

 

 

그런 이때..

 

 

 

박찬호에 이어, 안승민에게 위로의 손길을 내민 건..

 

 

 

의리하면 그를 따를자 있겠는가..

 

 

 

'의리파 투수' 양훈이었다.

 

 

 

- ^*^..

 

 

 

- ^*^~

 

 

여전히 고개숙인 안승민에게...

 

 

 

또 다른 위로의 손길이 있었다.

 

 

 

야식을 완전히 끊고 홀쭉이 투수로 변신한 예전 '뚱(?)'..

 

 

 

류현진이었다.

투수의 마음은 투수가 가장 잘 안다고 류현진의 따뜻한 위로가 이어졌다.

 

 

 

- 승민아, 정신차려~

 

 

또한, 그렇다고 해서...

 

 

 

얼마후 '부장' 승진을 눈앞에 뒀던 '안과장'..

 

 

 

안승민의 예의 그 '미안한 마음'이 쉽사리 해결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안승민에게...

 

 

 

타자를 대표해, 뜨거운 용광로 같은 위로의 손길을 내민이가 있었다.

 

 

 

이날, 홈런과 안타 1개씩을 터트리며 승리에 공헌한 푸짐한 남자, '곰돌이 푸' 김태균이었다.

 

 

아... 아... 아..., 눈물없이 볼 수 없었던 두 선후배의 격한 포옹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고 있었으니..

 

 

레디~, 액~~~션!

 

 

 

- 승민아, 이 녀석아..

 

 

 

- 마음이 괴로울 땐..

 

 

 

- 엄마품에 안겨~

 

 

상처받은 남자, 안승민...

 

 

 

- 고마워요, 태균이형..

 

 

 

- 어머니~~~~

 

 

이 어찌...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닐 수 있었겠는가.

이 어찌, 눈물없이 볼 수 있었겠는가. 내말인즉. 아니 그런가?

 

 

이날...

 

 

 

덕아웃에서 흘린, 안승민의 눈물은..

 

 

안승민의 눈물?

 

 

 

청주구장을 흥건히 적시고도 남았다는, 지난 달 29일 오후 한화와 넥센의 경기 한대목이었다.

한화 이글스가 6-3으로 승리했다.

 

 

To, 안승민에게...!

 

 

 

언젠가 박찬호 선배가 너무도 고마워하며 다시 업어줄 날이 올 것이니. 그날 그 역전 허용의 순간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그게 인생이요, 그게 바로 야구인걸 어쩌겠는가. 심기일전의 자세로 다시 마운드에 서길 바라며.

안승민 '파이팅'일세!!

 

 

글·사진 / [디스패치 줌인스포츠(청주)=강명호 기자] twitter.com/zoominspor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