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면서 잊고 사는 게 있다. 너무 당연한 얘기같지만 '지구 위의 반은 남자, 지구 위의 반은 여자'라는 사실이다. 그렇게 조물주는 남자 반, 여자 반이 서로 쌍을 이뤄 살아가게끔 만들어 놓은 것이다.
남녀 한 쌍, 얼마나 보기 좋나..
하지만, 그와 반대로...
남자 없이, 여자 혼자 앉아 있는 모습은 더 없이 외로워 보이는 것도 사실일 것이다.
그렇지 않나?
- 외로우신가요? 아니면..
- 졸고 계신가요?
넥센 히어로즈, 3루쪽을 담당하고 있는 배트걸의 마음은 그게 아니었다...
- 저것들을 그냥~~
1루쪽 담당, 배트걸과 볼보이를 향한 애끓는 마음이었으니...
- 야구, 무척 좋아하시나봐요..
- 네, 조금 좋아하는 편이긴해요..
분위기 무척 따뜻했다.
배트걸과 볼보이의 모습은 대학 새내기 '소개팅'에 다름 아니었다.
원래, 소개팅이라는 게...
한 두마디 인삿말을 건네고 나면..
별로 할 말이 없어진다. 따라서, 목도 풀고..
얼굴도 만지며 긴장을 풀다가..
다시, 할 말이 생각나면...
- 김병현 선수, 선발등판은 언제쯤으로 생각하시나요?
- 언론 보도를 종합했을 때, 일주일에서 열흘 안으로..
- (우린 생각이 거의 비슷한 환상의 짝꿍이군요..) ..^*^
갈수록 따뜻해지는, 배트걸과 볼보이의 소개팅 분위기에...
- 아이고~ 열불터져~, 아이고~ 더워라~~~
그런데, 기자는 이 장면들을 목격하면서 굉장히 화가 치솟는 게 하나 있었다...
왜 화가 났냐면..
이 볼보이(오른쪽)의 정체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았는데..
자신은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은채, 배트걸이 주워다주는 파울볼을..
야금야금 모으고만 있는 것이었다.
'셔터맨'이었다. 마누라가 버는 돈 챙기고, 셔터만 내려주면 제 역할 끝나는 셔터맨. 살상 볼보이의 역할이 상실된 것. 배트걸이 볼도 줍고, 배트도 나르고를 다하다보니..
말씀드리는 순간...!
드디어, 3루 배트걸에게도 짝이 생겼다.
갑자기 나타난 '턱돌이'였다.
하지만, 턱돌이도 '셔터맨'이었다...
- 빨리 볼 갖다 드려..
이렇게..
3루 배트걸의 발걸음은 바삐 움직여지고 있는 중에도..
그 와중에도...??
- 전 집이 면목동이라 오늘은 좀 그렇고, 다음에 경기 일찍 끝나면..
야구장에 핀 두 청춘남녀의 돌발 '소개팅' 포토스토리, 지난 10일 넥센과 LG의 목동이었다.
글·사진 / [디스패치 줌인스포츠(목동)=강명호 기자] twitter.com/zoominspor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