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1백퍼센트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LA맨' 류현진(25, 한화)이 서게 될 LA 다저스타디움은 어떤 곳일까. 사실 우리에겐 너무나 익숙했던, 마치 우리 모두의 마음의 홈구장과도 같았던 LA 다저스, 그리고 다저스타디움. 다름아닌 '원조 코리안특급' 박찬호(39, 한화)의 숨결이 서려있는 곳이 아닐 수 없다. 박찬호의 이적으로 인해 잠시(?) 우리의 기억속에서 사라졌던 'THINK BLUE' 다저스타디움 가는 길.
저와 같이 걸어가 보실까요...!
<개인적인 내용이 포함되는 점, 양해바랍니다.> 대학교 1학년 때 일입니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하숙을 하고 있던 기자의 하숙집 큰아들과 그의 친구는 내가 보는 앞에서 커다란 말다툼을 벌이는 있었는데요. 당시 중학교 1학년생이던 그 둘 중 한 명은 "LA랑 로스앤젤레스는 다른 곳이다"고 우겼고, 또 한 명은 "LA랑 로스앤젤레스는 같은 곳이다"고 우기며 서로 티격태격하는 것이었습니다.
"얌마들아,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의 준말이 LA고, LA랑 로스앤젤레스는 같은 곳이야"라고 호통을 치자, 그제서야 배시시 웃으며 "그렇군요"라며 수긍을 하던 기억이 나는데요. 예전 'LA 흑인폭동'이 났던 때니까 벌써 3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로부터 16년이 지난, 지난 2000년 여름의 어느 날...
하숙집 주인 아들과 그 친구가 들먹이던 '로스앤젤레스' 인근을 걸으며 카메라 셔터를 눌러댈 줄이야 누가 알았겠습니까만. 사실 이때만해도 겁없이 LA 이곳저곳을 마구 누비고 다녔었죠. 이유는 간단합니다. 기자에겐 모든것이 너무도 생소했고. 신기한 풍경들이었기 때문인데요.
기자가 이렇게 맥시칸(매히카노) 거리를 누비고 다닌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지금도 '강명호의 줌인스포츠'라고 하는 포토스토리 전문기자로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한데요.
그 특별한 이유를 한번 들어 보실래요?
[참고로, 지금 보고계신 사진들은 LA 한인타운에서 다저스타디움으로 가는 어느 한 길목의 풍경들입니다. 물론, 다저스타디움으로 향하는 길목은 여러군데 있습니다. 허나 한인타운에서 다저스타디움으로 갈 때는 대부분 이 맥시칸 거리(알바라도-> 선셋-> 앨리시안파크-> 다저스타디움)를 지나갑니다. 한인타운에서 다저스타디움까지는 (승용차로)약 15분~20분 정도로. 비교적 가까운 거리입니다. 아, 그리고 LA 한인타운과 LA 다운타운은 거의 붙어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예를들어, 서울 명동이 LA 다운타운이라면, 한인타운은 종로나 을지로 정도의 가까운 거리로 생각하면 된다는 뜻.]
2000년 후반부터 2003년 초까지 미국 사진특파원으로 LA에 머물때입니다.(나중에는 박찬호를 쫓아 LA에서 달라스로 옮겼지만.) 회사에서 걸려온 전화는 예상치 못했던 어느 한 선배의 음성이었는데요. "'줌인USA'라는 걸 해보라"는 것이었습니다. '줌인USA'라.
'줌인USA(Zoom In USA)'라...
이야기는 간단했습니다. "박찬호의 얼굴도 다 알고. 다저스타디움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다 아는데. 다저스타디움 밖의 미국 풍경은 어떻게 생겼는지. 너(강명호)는 알지만 다른 사람들은 전혀 모른다. 그러니 심심풀이로 다저스타디움을 오가며 셔터 한 두번씩만 눌러서 미국 풍물을 소개한다고 생각하고 '줌인USA'란 코너를 운영해보는 게 어떻겠는가"였었죠.
듣고보니...
큰 문제는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혼자보기 아깝다'고 여겨지던 게 많아서 아쉬웠는데. 이 참에 그 아쉬움을 사진에 담아 표현해보겠노라 다짐하고 덜컥 "오케이, 알겠습니다"로 시작을 한 게 '줌인USA'란 미국 사진 코너였습니다.
적절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독이 잔뜩 든 성배'와도 같은 허락이었습니다. 제 입장에서 볼 때 말입니다. 왜였을까요? 대체 왜 그게 '독이 든 성배'와도 같은 허락이었을까요. 생각해 보십시오. 단순히 눈으로 보며 즐기는 것과, 그것들을 사진으로 표현해서 어떤 결과물로 만들어내는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라는 겁니다. 이해하시는지요? 수도 없이 많은 블로그와 카페가 탄생하지만. 그 맥락을 끝까지 유지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제 말씀이 어떤 뜻인지 이해하시는가 그런 말입니다.
한마디로, 미친 사람처럼 이곳저곳을 돌아다녔습니다. 단 하루도 쉬는날도 없이, 잠시 휴식을 취하는 순간도 없이. LA 곳곳을 헤매고 다녔었죠. 여러분, 인터넷 업데이트라는 게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든일인지 조금이나마 감이 오십니까? 오늘 하루, 이 내용을 마감하면. 내일은 또 어떤 내용을 사진에 담아 결과물로 표출할까. 하루 24시간 내내 그 마감 걱정밖에 한 게 없을 정도로 힘들고 어려운 시간들이었습니다.
전(前) 같으면, 차창밖에 보이는 맥시칸 거리의 풍경들은 그야말로 이국적 풍경이요. 색다른 경험이었죠. 하지만 그 '줌인USA'라는 코너를 운영하게 되면서부터 모든건 바뀌었습니다. 더이상 그것들은 저에게 이국적인 풍경들이 아니라. 고통스런 사진물에 지나지 않았는데요.
차를 몰고 다니다가 조금이라도 특이한 풍경이 나타나면 차를 멈추고, 차에서 내려 카메라 셔터를 눌렀습니다. 덕분(?)에 주차위반 카드는 날이 갈 수록 늘어만 갔었습니다. 더불어 범칙금도 수없이 물어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시간이 꽤 흐르자 한 가지 좋은일이 생겼습니다. 그 좋은일이라는 게 뭘까요? 대체 뭘까요?
[이 거리에서 발견한 '토마스 라소다'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전 LA 다저스 감독인 '토미 라소다'를 말합니다. '토마스'의 줄임말이자 애칭 또는 별칭이 '톰 혹은 토미'이거든요.]
그럼, 그 좋은일이라는 건 뭐겠습니까?
누가알았을까요. 원조 '코리안특급' 박찬호에게서 끝날줄 알았던 '다저스타디움 가는 길'. 물론 그 사이, KIA 최희섭도 다저스를 거쳤고. 박찬호 역시 다저스에 재입성한 적도 있기는 있었지만. 우리 대한민국을 대표해 한화 이글스의 '뚱' 류현진이 LA 다저스타디움에 서게 될 줄을 누가 알 수 있었겠는가 이런 뜻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 이 당시는 이 사진들을 찍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고생스런 발품을 팔았지만. 돌이켜보면, 이 당시가 아니었으면. 언제 누가 또 이런 '다저스타디움 가는 길'을 소개해 줄 수 있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까,
그래서, 지금 이 순간 만큼은...
저에게 끝없는 고통을 안겼던 그 선배에게 오히려 감사해하고 있답니다. '그때는 힘들었지만. 지금은 그 덕분에 사진으로나마 이렇게 다시 볼 수 있고, 또한 다시 보여드릴 수 있게 됐으니깐요.'
마침내...?!
서서히, 그 위용을 드러내는..
LA 다저스, 다저스타디움..
'뚱' 류현진이 서게 될 바로 그곳...
'THIS IS LA BASEBALL'..
쉽게말해, LA 다저스의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의 '중앙 출입문'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이어지는 내용, 두번째 이야기는 '다저스타디움은 어떤 곳?'입니다.
글·사진 / [디스패치 줌인스포츠=강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