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배효성(왼쪽)은 공을 피하지 않고, 몸 정면으로 막아내는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스플릿 시스템이 도입된 지난 2012 시즌부터 예의 '강등'이라는 단어에 가장 민감한 팀이 어딜까. 물론, 스플릿 시스템의 첫 희생(?)이 된 광주FC의 경우도 있긴 하지만. 2년 연속 강등이라는 위기의 굴레에서 하루하루 마음 졸이며 살얼음판을 걸어가야 하는 이들이 있다고 치면.

현재 K리그 클래식 전체 순위 13위, 승점 16점의 강원FC가 아닐 수 없다. 한 경기, 한 경기에 목숨을 걸 수 밖에 없는 강원FC, 그래서 그들이 정한 2013년 정신무장은 투혼(鬪魂)이었는데..

 

 

지난 1일 오후, 강릉종합경기장...

 

 

 

경기중 통증을 호소하는 선수가 있었다.

강원FC의 최전방 스트라이커 '쌕쌕이' 최진호였다.

 

 

어이쿠 이런, 생각만 해도...?!

 

 

 

왼쪽 허벅지를 사정없이 찔러대는 통에..

 

 

 

그야말로,

뚝~뚝~뚝 떨어지는 선명한 핏자국이었다.

 

 

하지만, 최진호는...

 

 

 

 

'아프다'는 투정을 부릴 마음의 여유 조차 없었다.

아니, 그런 생각 조차가 '사치'였다.

 

 

왜...?

 

 

 

곧이어 이어진,

국가대표 수문장 울산 김승규와의 정면대결에서 최진호는..

 

 

강원 쌕쌕이 최진호는...?

 

 

 

거의 농락수준으로 기가막힌 감각골을 터트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건...

 

 

 

이제 겨우 한 골 만회골을 성공시키는데 불과했으니..

 

 

 

아프다는 투정도,

그렇다고 '골을 넣었다'는 기쁨의 골 세레머니도 펼칠 수 없는 갈길 바쁜 후반 막바지였기 때문이다. 현재 스코어는 1-2, 강원FC가 한 골 뒤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사실, 이날 울산전에서...

 

 

 

최진호는 마지막 휘슬까지 경기를 지킬 수 없었다.

고질적인 왼쪽 허벅지 통증이 그의 발목을 잡은 이유였다.

 

 

어쩔 수 없이...

 

 

 

 

후반 몇 분을 남겨놓은 채..

 

 

 

그라운드를 나올 수 밖에 없었던 최진호.

 

 

그리곤...

 

 

 

바닥에 주저 앉아 '그제서야' 통증을 달래야 했던,

강원 쌕쌕이 최진호..

 

 

정말 다행스러운 건...?

 

 

 

결국,

울산에게 1-2로 패하긴 했지만. 중요한 건, 최진호 특유의 골감각이 되살아났다는 점이었다. 한 번의 기회만 잡으면 전투기 쌕쌕이 마냥 빠른 돌파에 이은 환상적인 감각골, 최진호의 그것이 되살아났다는 고무적인 사실이었다. 스트라이커 부재에 허덕이는 강원으로서는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아쉽다면...

 

 

 

기가막힌 감각골을 성공시켰음에도 불구하고,

골 세레머니를 작열시킬 수 없었다는 점.

 

 

그렇게...

 

 

 

지난 1일 강릉종합경기장에서의 K리그 클래식 울산전은 1-2 패배의 아쉬움 속에,

그렇게 저물어 가야 했다. 다행히 되살아난 최진호의 감각골을 다시금 기약하며 말이다.

 

 

사실...!!

 

 

 

 

'대구+대파=대구대파'로 유명한..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의 강원FC와 대구FC의 지난 11일 경기는,

그야말로 한치의 양보가 허용되지 않는 치열한 공방전이 예고되고 있었다. 체감온도 '승점 6점'의 중요한 경기였다. 승리하는 팀은 상관이 없지만. 만약 패할 경우, 현격하게 승점차가 벌어지게 되는 절대 물러날 수도, 물러나서도 안되는 운명의 한판이었기 때문. 

 

 

선수들은 물론이거니와...

 

 

 

김용갑(가운데)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테프의 얼굴에선 비장함을 느낄 수 있었다.

반드시 승리해야만 하는, 강원FC의 입장에선 너무도 당연한 비장함이자, 각오였다. 

 

 

0-0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지던 후반 8분께...

 

 

 

드디어,

골감각을 살려가는 강원 최진호(오른쪽)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어떻게...?

 

 

 

대구 GK 이양종의 가랑이 사이로 밀어넣은 최진호의 공은..

 

 

 

그물망 깊숙이 꽂히는 천금 같은 골, 골, 골이었다.

 

 

그런데...?!

 

 

 

골 세레머니를 펼치는 최진호가 누군가를 가리키며 그 이름을 부르는 것이었다.

누구를 부르는 것일까?

 

 

누구를...?

 

 

 

- 오규야~~~

 

 

그랬다...!

 

 

 

관동대 대학시절부터 절친한 친구사이인,

김오규(왼쪽)와 최진호가 동시에 '덤블링 세레머니'를 선보이는 것이었다.

 

 

사연인즉...

 

 

 

지난 울산전의 아쉬운 패배로 말미암아 보여주지 못했던 골세레머니를,

"만약 대구전에서 골을 넣겠되면 함께 덤블링 세레머니를 하자"며 서로 약속을 했던 것.

 

 

그런 이유로...

 

 

 

절친 김오규도..

 

 

 

골의 주인공 '쌕쌕이' 최진호(왼쪽)도..

 

 

 

날고,

날고 또 날았다. 스플릿 시스템 후반기의 대약진을 기약하는 기분좋은 세레머니였다.

 

 

하지만...?

 

 

 

얄궂은 운명의 신은,

최진호의 '이 순간을 영원히'라는 골의 기쁨을 마음껏 즐기게 허락하지 않았다. 기쁨도 잠시, 대구는 곧이어 반격의 골을 성공시키며 1-1 무승부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리고 경기종료.

 

 

연속골을 이어가는 최진호의 마음은 어땠을까...?

 

 

 

왜 아니었을까.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한 탓에..

 

 

 

그만,

무승부를 기록하고 말았으니. 그나마 승점 1점을 챙기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 최진호였고, 

 

 

아울러... 

 

 

 

"다시 준비해서 다음엔 반드시 이기자"며,

일일이 선수들의 등을 다독거리는 김용갑(오른쪽) 감독의 아쉬운 심정이 아닐 수 없었다.

 

 

사실, 강원FC의 반전 드라마는...

 

 

 

1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강등이냐, 잔류냐를 놓고 마지막 시험대에 올랐던 지난 해 마지막 성남전에서 강원FC의 '공식 스피커' 백종환(오른쪽)은 군입대를 앞두고 소속팀 강원에게 엄청난 선물을 선사했었다.

 

 

어떤 선물...?

 

 

 

부평고 출신의 백종환은 이날 성남과의 운명을 건 한판에서 자신의 시즌 2호골이자,

강원FC의 2013년 1부리그 잔류라는 1-0 승리의 역사적인 골을 성공시킨 것. 결국 강원FC는 백종환의 골로 남은 경기와 상관 없이 1부리그를 확정지었다. 천금과도 바꿀 수 없는 역사적인 골이었다.

 

 

공교롭게도...?!

 

 

 

강원FC는 다가오는 21일 성남과의 일전을 앞두고 있다.

다시말해, 스플릿 하위리그의 시작은 지금부터라는 각오다. 지난해에도 그랬듯 강원FC의 진정한 '잔류 드라마'는 이제부터가 진짜인 것. 다행스러운 건, 비록 꽤 긴시간 승리가 없어 애를 태우고 있는 강원이긴 하지만. 실제 강원FC의 경기력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안정되고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

 

 

 

강원FC의 안정과 본격적인 잔류 드라마에 물심양면 커다란 힘을 보태고 있는 이가 있다.

 

 

큰 힘을 보태고 있는 주인공, 그는 누굴까...?

 

 

 

임은주(오른쪽) 강원FC 대표이사다.

임은주 대표는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첫 여성 CEO다. 사실적으로 강원FC는, 궁핍한 재정난과 더불어 방만한 구단운영이라는 두 가지 비난을 동시에 받아왔다. 하지만 임은주 대표 부임 이후 강원FC는 확연히 달라졌다.

효과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구단의 내실을 기했을 뿐더러,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던 구단 각 부분의 체계적 전문성 확립과, 특히 밤낮을 가리지 않고 구단 재정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임 대표의 모습으로 말미암아 선수단과 코칭스테프는 물론, 구단 프런트들의 신임이 두텁다.

 

 

또한 임은주 대표이사는...

 

 

 

어느 한 인터뷰에서,

"이제 겨우 1차적인 개혁일 뿐이다. 앞으로 남은 건, 강원FC의 승점쌓기에 주력해 반드시 1부 잔류라는 염원을 이루어 내겠다. 조금만 더 지켜봐 달라. 자신이 있다"며 구단을 이끄는 책임자로서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프로스포츠 첫 여성 CEO로서의 자부심을 피력했다. 전문성과 책임, 그리고 청결을 강조하는 강원FC가 원하는 바를 몸소 실천하는 그자체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대표적인 본보기에 다름이 아닌 인물이기에, 강원FC의 앞날은 밝을 수 밖에 없다.

 

 

과연...?!

 

 

 

과연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강원FC의 본격적인 잔류 드라마의 스토리는 어떻게 전개될까.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끝까지 손에 땀을 쥐고 지켜봐야 하는 강원FC의 흥미진진한 '채널고정' 감동의 드라마는, 21일 성남전부터 '다시' 시작된다. 매우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일과 11일 강릉과 대구였다.

 

 

디스패치 줌인스포츠(강릉, 대구)=강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