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보신각·수원 여민각 등 전국 동시 '제야의 종' 행사

전날 해안가·전망대서 낙조 보며 새해 소망 기원도

(전국종합=연합뉴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타종행사가 3년 만에 재개된 1일 전국 주요 도심에서는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타종 행사가 동시에 진행됐다.

시민들은 추운 날씨 속에서도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제야의 종'을 감상하며 다가오는 계묘(癸卯)년을 반갑게 맞았다.

하루 전날이었던 2022년 12월 31일 전국 낙조 명소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어서 와 계묘(癸卯)년"…3년 만에 울린 제야의 종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시민대표 10명 등 14명이 3개 조를 이뤄 각 11번씩 총 33번에 걸쳐 제야의 종을 울렸다.

시민대표로는 카타르 월드컵 16강의 주역인 축수선수 조규성과 폭우 때 장애물을 치우고 배수구를 뚫어 시민들을 위험에서 구한 '강남순환도로 의인' 최영진씨,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배우 한지민의 언니 영희 역으로 출연한 정은혜 미술작가, 구숙정 대한민국 전몰군경 미망인회 서울특별시 지부장, 김준경 소방장 등이 뽑혔다.

대구에서는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달구벌대종 앞 특설무대에서 제야의 타종행사가 열렸다.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은 LED 조형물로 만든 포토존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며 지난 한 해 마지막을 기록하며 새해를 맞이했다.

또 지역 예술단체들이 선보인 스트릿 댄스, 퓨전국악, 뮤지컬 공연 등을 바라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대구시는 추운 날씨로 인해 현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핫팩을 배부했고 계묘년을 상징하는 토끼 머리띠도 함께 나눠줬다.

부산에서는 용두산공원에서 박형준 부산시장, 안성민 부산시의회 의장,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을 비롯해 시민 대표 등 24명이 시민의 종을 33번 타종하는 것으로 계묘년 시작을 알렸다.

수원 화성행궁 여민각에서도 '제야, 새해맞이 경축 타종' 행사가 열려 대취타, 경축타종 등이 이어졌다.

제야행사 1시간여 전부터 인근 화성행궁 광장에서 '2022 행궁광장 제야음악회'도 열려 시민들은 음악회와 떡국 나눔 행사 등을 함께 즐겼다.

광주에서는 5·18민주광장 민주의 종각에서 열린 '광주 시민의 지혜로, 함께 여는 2023' 타종행사에서 강기정 광주시장과 정무창 광주시의회 의장,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시민 30명 등 33명이 타종했다.

전북 전주시청 앞 노송광장 일대에서 열린 타종행사에서는 김관영 도지사, 서거석 교육감, 우범기 전주시장, 국회의원, 시민 등은 대형 LED 화면을 통해 가상현실 타종행사를 지켜보며 희망찬 한 해가 되기를 기원했다.

이어 불꽃놀이, 전주시 비전을 제시하는 레이저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제주시청 한얼의 집에서는 대형 북인 '용고'(龍鼓)를 치며 무사 안녕을 기원하는 '제야의 용고 타고' 행사로 새해를 알렸다.

저무는 해와 함께 떠나는 임인(壬寅)년

전날인 2022년 12월 31일 충남지역 해넘이 명소인 태안군 안면읍 꽃지해수욕장은 올해 마지막 지는 해를 보면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들로 북적였다. 태안군은 이날 약 1만 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맑은 날씨 덕분에 할미·할아비 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아름다운 낙조가 한 폭의 그림처럼 장관을 이뤘다.

보령시 옥마산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에도 해넘이를 보러 온 시민 100여 명이 몰렸다.

친구들과 1박 2일 캠핑 장비를 챙겨 나온 이광희(38) 씨는 "다사다난한 한 해였는데 내년에는 가족과 친구들 모두 다치지 않고 더 건강했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가족과 함께 온 이려진 (18) 양은 "해넘이를 가장 잘 볼 수 있어서 여기로 왔다"며 "내년에는 엄마와 아빠 여동생 모두 무탈하게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 정서진에도 올해 마지막 낙조를 보려는 방문객이 북적였다.

'서쪽 육지 끝 나루터'라는 의미의 정서진은 서해 낙조를 눈앞에서 생생하게 볼 수 있어 해넘이 명소로 꼽힌다.

주차장은 낙조가 시작되기 1시간 20여분 전인 오후 4시께 이미 꽉 찼으며, 주변 도로는 한때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오후 5시 25분 낙조가 시작되자 수천 명의 방문객은 정서진 랜드마크인 가로 21.2m, 높이 12m 조형물 '노을종' 주변과 인근 아라타워 전망대에서 올해 마지막 낙조를 감상했다.

주변이 붉게 물들고 서해안 조약돌 모양을 형상화한 노을종 중앙에 해가 걸리는 장관이 펼쳐지자 서로 어깨동무하거나 끌어안으며 감탄사를 터트리는 사람들도 많았다.

해넘이와 해돋이를 모두 볼 수 있는 전남 여수 향일암에도 오후부터 해넘이를 보러 온 관광객들이 몰렸다.

이날 오후 돌산읍으로 들어가는 주요 도로는 관광객 차량 행렬이 쉼 없이 이어졌다.

여수시는 3년 만에 열리는 이번 행사를 안전하게 치르기 위해 공무원과 용역업체 직원 등을 곳곳에 배치했다. 또 돌산 다도해 국립공원사무소 등에 주차장을 설치하고 향일암까지 가는 셔틀버스도 운행했다.

향일암에서는 해넘이 행사에 이어 이튿날인 이날 오전에는 해돋이 행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민영규 김형우 형민우 김소연 이주형 이종건 최영수 윤태현 고성식 이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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