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MBC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이하 '결혼 지옥')의 아동 성추행 장면이 논란이 된 가운데, 위근우 대중문화평론가가 프로그램 지적에 더해 오은영 박사에게도 일침을 가했다.

19일 결혼지옥에는 양육관 차이로 갈등을 겪는 재혼 부부가 출연했다. 이 부부는 결혼 2년 차로, 아내가 전남편 사이에서 낳은 7세 딸을 두고 양육관 차이로 갈등을 빚고 있었다.

문제가 된 것은 남편이 의붓딸에게 과격한 애정 표현을 하는 장면이었다. 새아빠는 딸과 몸으로 놀아주는 과정에서 '주사 놀이'라며 딸을 끌어안고 엉덩이를 손가락으로 찌르는 장난을 했다. 엉덩이를 쿡 찌른 새아빠는 딸의 엉덩이를 문지르기도 했으며, 간지럼을 태운다며 몸 이곳저곳을 만졌다.

딸은 "싫어요"라고 완강하게 거부 의사를 표현했지만 남편은 딸을 강압적으로 붙잡은 채 놀이를 이어갔다. 아내와 딸 모두 남편의 장난이 지나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고, 이 때문에 딸은 새아빠를 '삼촌'이라고 부르며 아빠로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오은영 박사는 부부 상담을 해주며 해당 신체 접촉에 대해서는 가볍게 주의를 주는 식으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날 방송 뒤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아동 성추행 장면을 내보냈다"며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MBC 시청자 소통센터 게시판에도 해당 방송과 관련한 시청자들의 항의 및 폐지를 요구하는 글이 쏟아졌다.


논란이 커지자 20일 위근우 대중문화평론가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지난 6월 "세상엔 오 박사님도 해결 못할 문제가 있다"라는 제목으로 썼던 자신의 칼럼을 게재, "내가 이 글을 쓴 게 정확히 반년 전"이라며 입을 열었다.

위근우는 "그사이 개선은커녕 남편이 아내에게 '내가 널 사 왔다'고 말하는 국제결혼 부부, 그리고 어제는 의부의 실질적 아동 성추행이 의심되는 재혼 부부가 등장했다"며 경악했다.

이어 "대체 MBC 교양국은 무슨 생각인가. 이 글을 쓸 때만 해도 오 박사의 한계보다는 그의 전문성이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게 세팅한 프로그램의 본질적 문제를 지적했고 지금도 같은 생각이다"라며 문제를 일삼는 제작진을 지적했다.

위근우는 아울러 이번에는 오은영 박사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사실 어제 방송 같은 경우엔 오 박사도 본인의 전문 영역이 아니라는 알리바이로 양심적 상식인이라면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침묵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까지 생긴다"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끝으로 그는 "쓰레기통 같은 유튜브도 아닌 지상파 교양프로그램에서 자극성을 쫓아 이러고 있는데, 정말이지 결혼이 지옥이 아니라 이 세상이 지옥"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한편 방송 이후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MBC는 다시보기 서비스에서 해당 장면을 삭제했다. 제작진은 19일 방송 후 현재까지 해당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김송이 기자 (syk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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