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이태원 참사로 외국인 사망자가 26명 발생한 가운데, 호주 출신 희생자의 친구가 이번 사태에 대해 '무대책이 부른 참사'라며 통탄했다.

31일 호주 9뉴스 등 현지 매체는 호주인 희생자 그레이스 래치드(23)의 친구 네이선 타버니티가 틱톡 영상을 통해 눈물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타버니티는 사고가 있기 전 친구들과 분장하고 찍은 셀카를 공개하며 "그레이스의 24번째 생일을 앞두고 이태원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레이스가 숨을 쉴 수 없다고 말했을 때 현장에 같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내 친구 중 한 명의 손을 잡았다"고 말하며 그는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타버니티는 같이 간 친구 3명에 대해 "2명이 중태에 빠졌고 1명은 사망했다"고 전하며 "예방책이 부족한 것이 참사의 원인이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경찰과 응급서비스 인력이 부족했다"며 "아무도 도와주려고 하지 않았다. 나는 내 친구가 죽어가고 있는 동안에 사람들이 사고 현장을 찍고 있거나 노래 부르고 웃는 걸 지켜봤다"며 끔찍했던 상황을 떠올렸다.

그는 "우리는 사람들에게 '뒤로 물러서'라고 소리쳤지만 아무도 듣지 않았고 사람들은 죽어갔다"며 "경찰이 도착하기까지 30분, 지원인력이 투입되기까지 1시간이 걸렸으며 구조대가 오기까지는 더 오래 걸렸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에게 CPR을 받는 사람들이 바닥에 누워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들을 '정부에 버림받은 사람들'이라고 표현한 그는 "많은 사람들이 몰릴 걸 예상했다면 왜 대비하지 않았냐"고 재차 지적했다.

한편 현지 매체는 사망자 래치드의 가족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가 영화제작사에서 일하던 '밝은 미소의 천사'같은 사람이었다고 전하며 애도를 표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태원 압사 참사로 사망한 외국인은 총 26명이다. 외국인 사망자의 국적은 이란 5명, 중국 4명, 미국 2명, 일본 2명 등이다. 이외에 호주·프랑스·노르웨이·오스트리아·베트남·태국·카자흐스탄·우즈벡·스리랑카 국적의 외국인이 각 1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김송이 기자 (syk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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