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때문에 눈을 못 감는 것 같아서 애들 걱정말라고 얘기를 하니까.. 딸이 울더라"
지난 6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5월 7일 전남 여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에 대해 다뤘는데요.
이날 새벽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서 40대 여성이 남편이 휘두른 흉기에 여러 차례 찔려 사망했습니다. 그녀는 세 아이의 엄마 채유라(가명)씨였는데요.
당시 목격자는 "처음엔 남녀가 가벼운 실랑이를 벌이는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남자가 바닥에 있는 벽돌을 가져와 차량 창문을 부셨는데요.
심상치 않은 상황임을 직감한 목격자는 경찰에 곧바로 신고했고, 그 사이 남자는 차 안에 있던 여자를 밖으로 끌어내 다른 차량으로 끌고 갔습니다. 그리고는 뒷좌석에 태웠는데요.
이때 여자가 도망치려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자, 남자가 순식간에 흉기로 찔렀다는 겁니다.
119가 출동할 당시 유라 씨는 겨우 숨만 붙어 있었던 상황. 헬기를 통해 병원으로 옮겨진 그녀는 장기가 심각하게 손상, 세 번의 큰 수술을 받았는데요. 그러나 사건 발생 닷새 후 사망했습니다.
부검 결과 흉기에 복부, 옆구리 등 10여 군데를 찔린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유라 씨를 잔인하게 살해한 남편 박(기명)씨는 아파트 뒷산으로 달아났다가 경찰이 130여 명을 동원, 수색한 끝에 잡혔죠.
유라 씨와 남편은 15년 동안 주말부부로 생활했는데요. 최근 유라 씨는 친정과 지인들에게 "남편이 언제 자신을 죽일지 모른다"며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자주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평소 남편이 칼을 들고 폭행을 일삼았다는 건데요.
실제로 그녀의 휴대폰에는 남편의 폭행 정황이 담긴 사진이 여러 장 발견됐습니다. 거기다 남편은 의처증 증세까지 보였다는데요.
이들 부부가 나눈 카톡 대화를 본 전문가는 남편이 유라 씨에게 심각한 가스라이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는 "'부부지만 평생 스토커에게 시달렸다'라고 저는 생각한다"고 말했는데요.
이런 상황들로 괴로워하던 유라 씨는 결국 이혼을 결심, 남편에게 여러 차례 이혼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러자 남편은 동정심을 유발하는 사과 문자를 일방적으로 보냈고, 유라 씨가 반응이 없자 집으로 찾아온 건데요.
당시 남편은 술을 마시며 유라 씨를 기다리고 있었고, 집으로 온 유라 씨는 남편을 피해 본인의 차량으로 피신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흉기에 찔려 사망하고 말았는데요.
특히 유라 씨는 구급차에 실려가기 전 "저 죽어요? 우리 아기들 어떡해"라며 흐느낀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냈죠.
유라 씨의 어머니는 "애들 때문에 눈을 못 감는 것 같아서 애들 걱정말라고 얘기를 하니까 딸이 울더라"라며 애통해했습니다.
한순간에 엄마를 잃은 세 아이들은 "엄마 태어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다음 생에도 난 엄마딸로 태어날 거다"라는 편지를 쓰기도 했는데요.
가족들은 "처음에는 애들 할아버지가 '아이들은 여기서 키워달라. 우리 아들은 애들 절대 만나지 못하게 하겠다' 라더니 말이 바뀌어서 자기들이 후견인이 되겠다고 하고 있다"라며 답답한 상황을 호소했습니다.
<사진·영상출처=실화탐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