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으로도 의미…정책적 메시지 약해질까 우려"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단체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하자 일본 각계에서 다양한 반응과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매체들은 BTS가 단체활동 일시 중단을 선언하면서 휴식의 필요성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시라토리 히로시 일본 호세이대 교수는 야후재팬에 올린 글에서 "이 뉴스는 엔터테인먼트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면서 BTS가 세계적으로 젊은 세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그룹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시라토리 교수는 BTS가 지난해 유엔에서 지속가능발전목표(SDG) 관련 연설을 하고 올해는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증오범죄 반대 활동을 하는 등 세계 정치와 정책에도 많은 영향을 행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BTS가 젊은 세대와 증오범죄의 대상이 되는 아시아계 인종의 대표로서 "활동을 멈추게 되면 정책적으로 잃어버리는 게 있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다만 "지난 9년간은 너무 바빴을 수 있어 개인으로서 자기 자신을 응시하는 충전도 필요할 것"이라며 "개별 멤버들도 젊은 세대와 아시아인들의 대표로서 환경과 인권 문제 등에 앞으로도 영향을 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문화평론가이자 기자인 마쓰타니 소이치로는 "K-콘텐츠는 음악과 드라마, 영화에서 세계 엔터테인먼트의 톱"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그 배경에는 과잉이라고 할 수 있는 장시간 노동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마쓰타니 기자는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촬영을 하고, K팝에서도 신곡으로 컴백하면 일주일에 7개씩 있는 음악 프로그램에 한 달동안은 출연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주일의 노동 상한 시간을 정한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하는 등 쾌거를 이루면서 한국 연예계의 장시간 노동에 큰 변화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마쓰타니 기자는 "한국 아이돌 시스템은 사람으로 성숙하기 위한 시간을 주지 않는다"는 RM의 발언을 언급하면서 "어쩌면 K-콘텐츠의 장래를 생각한 후의 제언이었을지 모른다"고 추정했다.

작가이자 번역가로서 활동하는 구와바타 유카는 단체활동 중지 선언이 멤버들의 나이가 군 입대 시기에 가까워지고 있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의 아티스트나 배우가 스스로 병역을 언급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구와바타 작가는 '방탄소년단'이라는 이름의 유래가 '사회적 편견과 억압으로부터 자신들의 음악을 지켜낸다'는 뜻이라며 "BTS에게 솔로의 활동은 바로 자신들의 음악을 지키기 위한 선택일 것"이라며 이들을 응원했다.

한편 일반 누리꾼들도 BTS의 단체활동 중단 선언 배경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한 일본 누리꾼은 "병역 특례 법에 뿌리깊은 반대가 있는 것 같다"며 "아무리 열광적인 팬의 지지를 얻고 있더라도 병역 문제는 어렵다. 경력을 필사적으로 쌓아 온 20대 청년들에게 2년은 크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또다른 누리꾼도 병역 문제를 언급하면서 "한국은 병역에 대해선 엄격하다. (BTS가) 병역 면제를 받으면 대부분의 한국 국민은 비판할 것"이라며 "일본에는 병역이 없기 때문에 한국인의 국민 감정을 이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병역이 있는 나라는 힘들다"면서 "그렇게 외화를 벌어 나라 경제에 기여하는데도 병역 면제가 안 되는 건가"라며 의문을 표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다른 일본 누리꾼은 "개인 활동을 계속 하면 진정한 휴식은 어렵지 않을까"라며 "아이돌의 특성상 완전한 휴식은 어렵다"며 이들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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