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동안 시원하게 울어본 적이 없어요"

지난 16일 방송된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눈물을 흘리지 못하는 의뢰인이 출연했습니다.

의뢰인은 5년 전 뇌출혈로 쓰러진 뒤 신체 마비와 함께 감정 조절에 문제가 생겼다고 고민을 털어놨죠.

5년 동안 시원하게 울어본 적 없다는 의뢰인은 "꽉 막힌 속을 풀어볼 수 있을까 싶어서 왔다"고 말했습니다.

의뢰인은 왼쪽이 마비된 편측 마비 상태였습니다. 의사가 걷지 못할 거라고 진단했지만, 8개월 만에 재활에 성공했죠.

그는 그러면서 "몸 재활에 신경 쓰느라 감정 재활을 무시하고 살았다"고 말했는데요. 살면서 억울한 일, 비참한 일도 많았지만 털어낼 수가 없다는 것.

먼지가 들어갔을 때나 하품할 때는 눈물이 나지만, 슬픈 감정에는 눈물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었죠.

그는 "(사고 이후) 의사가 감정 조절이 힘드니, 가족에게 가까이 가지 말라더라. 그래서 분노 조절에 신경을 썼는데, 감정 조절에 대한 생각은 못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스스로의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의뢰인은 아내와 이혼 절차를 밟는 중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는데요.

의뢰인은 "아내와는 헤어지는 중이다. 2년 전쯤 아내가 이혼을 하자고 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외뢰인 것과 사는 게 불행하다는 아내의 말. 의뢰인은 마음은 슬픔으로 가득했지만, 정작 눈물 대신 나왔던 것은 '키득키득' 웃음뿐이었다고.

감정 조절 치료를 위해 수술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급해진 의뢰인은 비용 마련을 위해 투자에 나섰다가 사기를 당한 일도 고백했습니다.

마음이 조급해진 의뢰인은 줄기세포라는 실험적인 단계의 수술을 받기 위해 무리하게 돈을 투자했고, 사기를 당했다고 하죠.

사기 피해금은 자그마치 1억 2,000만 원.

그는 "상실감이 있어서 우울증을 계속 겪고 있는데 우울감을 털어버릴 방법이 없다"고 말했는데요.

우울증 상담을 받아봤지만, 자신이 눈물을 흘리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그깟 눈물 안 흘리면 어떠냐고도 한다"며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주위 반응에 대해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의뢰인의 사연에 서장훈과 이수근은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넸는데요.

서장훈은 "처음에는 몸을 못 쓸 거라고 했는데 반은 돌아왔지 않나"며 "아직 끝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차도가 느려도 조금씩 좋아져도 평생 인생을 걸고 죽기 살기로 끔찍하게 노력해봐라. 몸도 점점 좋아지고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서 눈물도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을까 싶다"며 말을 전했습니다.

이수근은 "불행을 줬으니 아이들 보면서 웃으라고 잠시 눈물을 마르게 한 것 아닌가 싶다"며 "노력과 절실함이 있다면 기적이 또 일어날 거다"라고 위로했습니다.

<사진·영상 출처=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