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이게 무슨 날벼락이에요.. 무슨 잘못을 했다고.."

지난 13일 유튜브 '실화On' 채널에는 "천안 살인사건 공포의 추격자 #실화탐사대" 영상이 올려왔습니다.

지난달 13일 새벽, 일면식도 없던 50대 남성이 형제 부부를 향해 흉기를 휘둘러 아내 2명이 사망한 사건을 다뤘는데요.

2011년 2월 어린 나이에 결혼해 지금껏 함께 해온 현수(가명)씨 부부. 12년의 시간을 지내오며 엄마가 되고, 아빠가 되었는데요.

사건 발생 후 열흘 만에 혼자 집에 돌아온 현수 씨. 그는 도무지 이 상황이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사촌형 부부를 만나기 위해 아내와 외출한 현수 씨가 며칠 만에 눈을 뜬 곳은 병원이었는데요. 

그는 "제가 (아내) 장례식장에 없었으니까 아들이 저 대신 (장례 절차를) 다 해줬다고 한다. '아빠 오기 전까지는 안 울 거라'고 그랬다더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현수 씨가 병원에서 생사를 오가는 동안 초등학생인 아들이 엄마의 장례를 치른 건데요.

사건 당일은 평소 친형제처럼 지내던 사촌형 부부와 저녁 모임이 있던 날이었습니다.

기분 좋게 식사를 한 뒤 노래방에 갔는데요. 사촌 형 준영(가명) 씨는 "노래방이 2층이었는데 1층에서 가해자랑 제 동생이랑 실랑이가 벌어졌다"고 회상했습니다.

이어 "말리면서 '죄송하다. 동생이 술 취해서 그렇다'고 말씀드리니까 (가해자 일행 측에서) '알겠다, 알겠다' 하면서 그쪽으로 다 갔다. 떨어진 거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죠.

준영 씨의 아내도 적극적으로 상대를 진정시켰다는데요. 이 모습은 CCTV에 그대로 담겨 있었습니다.

그렇게 두 일행은 각자의 방향으로 헤어졌는데요. 준영 씨는 "사람들이 다 사라진 걸 확인하고 제수 씨가 대리운전 부르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가해자가) 나타나서 동생 복부를 찔렀다"며 "아내가 그걸 말리려고 다가서는 찰나에 가슴을 찔렸다"고 전했는데요.

가해자는 다음으로 준영 씨를 공격했고, 준영 씨는 이를 피하며 뒤로 넘어졌다고.

그 몇초 사이에 현수 씨는 자신의 아내를 데리고 도망갔는데요. 가해자는 그런 두 사람을 끝까지 쫓아가 찔렀습니다.

남성의 공격으로 준영 씨는 팔에 4cm의 자상을 입었는데요. 또 제일 처음 공격을 받은 현수 씨는 폐와 횡격막이 손상돼 큰 수술을 받았죠. 같이 도망치던 아내는 출혈이 심해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사망했는데요.

가슴에 깊은 상처를 입은 준영 씨 아내는 현장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해자인 김 씨는 사건 당일 아내, 친구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는데요.

한 지인은 김 씨에 대해 "평소에도 술버릇이 나쁘긴 하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친구 역시 "10년 전부터 우리 친구들 사이에서는 (김 씨와) 술을 마셔도 1차만 하고 거리를 둬라 (말이 나왔다)"며 "사고가 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날 줄은 몰랐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는데요.

당일 김 씨는 일행과 헤어진 후 약 200m 떨어진 자신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이후 집 앞에 주차된 차량에서 흉기를 가져왔는데요.

현수 씨는 "제가 본 (가해자) 진술서 상에는 '술이 취해서 기억이 안 난다, 왜 시비가 붙었는지 모르겠다'였다"고 분노했습니다.

법영상 분석전문가는 "가해자가 담배를 피며 피해자 부부에게 다가간 뒤 갑자기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 공격한다"고 지적했는데요. 고의성이 다분하다는 것.

또 가해자는 피해자가 휘두르는 가방을 스스로 피했는데요. 술에 취한 상태라면 반응이 느리기 때문에 날아오는 물건을 쉽게 피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피해자들이 공격 당한 곳은 모두 급소였는데요. 무기를 다룰 줄 아는 것으로 보이는 가해자는 특히 여성들에게 치명상을 입혔습니다.

평소 그는 지인들에게도 여성에 대한 왜곡된 발언을 해왔다는데요.

가해자 친구는 "사고 나기 이틀 전에 같이 TV를 보는데 여자들 이야기가 나올 거 아니냐. 근데 (김 씨가) '어휴 XXX들 다 죽여버려야 된다'고 하는 거다.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웠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이번 사건은 술김에 벌어진 우발적 범행이 아닐 가능성이 높았는데요. 단국대 심리학과 임명호 교수는 "마치 피해자를 사냥하듯이 쫓아가서 분풀이하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피해자가 여성이다. 시비나 다툼이 있었던 것은 남성이었다"며 "본인에게 모욕감을 주었고 창피를 주었기 때문에 나는 복수를 하겠다. 이 사건은 '왜곡된 성인지 감수성' 때문에 여성에 대한 복수심이 컸던 게 요인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영상출처=실화탐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