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금요일 밤엔 '나 혼자 산다'"라는 공식은 오래 전에 성립됐다.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10분 방송 중인 MBC '나 혼자 산다'는 출연자에 따라 시청률 등락이 있긴 하지만 고정 시청층이 탄탄한,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는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배구 스타 김연경과 김수지, 양효진, 김희진 선수가 출연하면서 10.8%(닐슨코리아 전국일일시청률)를 기록했다.

지난 2013년 3월 방송을 시작해 최근 400회를 넘어섰고, 어느새 방송 8년 차를 맞이했다. 오랜 방송 기간 만큼이나 시청자들과의 유대 관계도 깊다. 400회를 기점으로 돌아온 '전회장' 전현무를 중심으로 박나래 기안84 성훈 화사 그리고 새롭게 합류한 키까지, 무지개 회원들에 대한 애정은 날로 깊어졌다. 이에 때때로 제작진이 의도하지 않은 이슈가 예상 밖 논란으로 확대되기도 하고, 시청자들의 날선 비판도 뒤따랐다.

지난 2월부터 '나 혼자 산다'를 이끌어오고 있는 허항 PD와 최근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허항 PD는 '나 혼자 산다'의 새로운 메인 PD로서의 생각과 인기를 이어가야 하는 부담감, 예능의 롱런 비결, 그리고 프로그램을 둘러싼 여러 논란에 대해 진솔하고 사려깊은 답변을 전했다. 그는 시청자들이 불편해하지 않을 만한, 더욱 세심한 제작과 긴밀한 소통, 논란이 불거졌을시 정확하고 빠른 피드백을 약속했다.

장수 예능이 된 '나 혼자 산다'가 추구하는 것은 '다양한 삶'이다. 때때로 화려한 집과 스타의 삶이 괴리감을 주기도 하지만, 시청자들이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그리고 공감할 수 있을 만한 스타들을 찾고 있다고 털어놨다. 허항 PD가 연출을 맡은 후 김경남 박재정 남윤수 표예진 이은지 등 예상 밖 스타들의 출연이 호평을 얻었던 만큼, 다양한 이들의 삶의 방식이 시청자들에게 더욱 공감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400회를 넘어선 '나 혼자 산다'에 여전히 설렐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고정 출연자 박나래, 기안84의 힘이 엄청난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든다. 프로그램에서 두 사람의 존재감은 어느 정도인가.

▶우선 '고정' 출연진에 대해 엄밀히 말하면 '나 혼자 산다'는 고정 MC와 출연진, 메인 출연진이라는 개념도 없다. 무지개 모임은 혼자 사는 모든 분들에게 열려있는 광범위한 개념이다. 최근 자주 출연하는 분들이 홈페이지 출연진 리스트에 올라와 있지만, 혼자 사시다 결혼하신다거나 따로 하차 의사를 밝히시지 않는 이상 언제나 출연이 열린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고정 멤버라는 개념은 제작진 선에서 딱히 정하고 있지 않다. 박나래, 기안84씨는 무지개 회원으로 들어온지 오래됐고, '나 혼자 산다'의 역사를 많이 쓰신 분들이다. 싱글 라이프도 많이 공개하셔서 시청자분들이 친숙함을 느끼시고 생활 방식, 만나는 사람이 어떤지 많은 공감대를 갖고 있다. 무지개 회원끼리 케미도 쌓인 게 있고 해서 두 사람의 경우 '나 혼자 산다'의 현재를 이룬 주축 중의 한분이라 생각한다. 이분들 입장에서도 본인 일상과 시간을 '나 혼자 산다'와 함께 보낸 부분이 많다. 그 부분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굉장히 애틋하고 끈끈한 출연자라고 생각한다.

-'나 혼자 산다'는 솔로 라이프를 보여주는 예능인데 무지개 회원들간의 친목이 강조되는 콘텐츠도 자주 볼 수 있었다. 무지개 회원들의 단합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나. 또한 이 같은 친목 속에서 기안84 왕따 논란도 제기됐다고 생각하는데 현재 무지개 회원 체계에 대한 고민도 있는지 궁금하다.

▶'나 혼자 산다'는 각자의 솔로 라이프가 이 프로그램의 메인 스토리다. 그분들이 한번씩 모여서 VCR로 서로의 일상을 지켜본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서로에 대한 공감대, 우정이 생긴다. 우정이 생기다 보니까 삼삼오오 모임이 생기고 단합을 하자 해서 정모라는 개념으로 정기적으로 모임이 있었다. 모임이 그런 개념으로 이뤄져 왔기 때문에 '나 혼자 산다'에서 친목이 메인은 아닌 것 같다. 각자 어떻게 사느냐가 메인이고, 일상생활에서 도움을 주고 받고 사는 이야기를 나누는 그런 개념이기 때문에 단합을 중시하는 연출을 지향한 적은 없다. 자연스럽게 서로의 싱글라이프에 대한 공감대가 생기고 이를 통해 단합까지 가는 모습이 생긴 것이지, 단합이 가장 중요한 건 아니라고 전달드리고 싶다. 최근에 그런 논란이 있었던 부분은 제작진의 '세심하지 못한 연출'이 말씀드릴 수 있는 최선의 표현이었던 것 같다. 연출의 세심하지 못한 부분에서 이 같은 논란이 파생됐다 생각한다. 체계의 문제가 있다거나, 멤버간의 불화가 있던 건 아니다.

-기안84 왕따 논란에 대한 제작진 측의 입장이 나오긴 했지만, 보다 구체적으로 입장을 표명해줄 수 있나.

▶(해당 논란이) 왕따, 몰카 프레임으로 기정 사실처럼 규정된 것에 대해 굉장히 놀랐다. 방송을 처음부터 스토리대로 보신 분들은 '왕따'나 '몰카'라는 용어에 대해 맞지 않다고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프레임을 형성시킨 것은 세심하지 못한 연출이 근본이었다. 제작진의 의도는 그게 아니었지만 받아들이시는 분들이 불편하시다면 의도에 대한 변명을 하는 게 의미가 없는 것 같다. (기안84는) 왕따가 전혀 아니고 말로 설명을 드리는 것보다 방송으로 지켜봐주시는 게 가장 정확하게 설명이 될 것 같다. '나 혼자 산다'의 경우엔 싱글라이프를 보여주는 포맷 안에서 저희만의 방식으로 대중분들에게 '실제는 이렇다'는 걸 보여드려야 하는 상황인 것 같아서 방송으로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다.

-각종 논란 등에 대한 대처에 미흡했다는 지적도 많았다. 특히 제작진이 아이유 사칭 논란엔 무대응으로 대처했었다. 이 같은 반응에 대한 제작진의 생각이 궁금하다.

▶아이유 사칭하신 분에 대해서는 제작진의 입장으로 말씀드리면 쌈디씨가 클럽하우스라는 플랫폼을 통해 음성 채팅을 진행했고, 거기에 랜덤으로 들어온 이용자들이 그 방에 계셨다. 저희가 연출에서 방점을 둔 부분은 쌈디가 랩도 하고 노래도 하고 고민 상담도 해드린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 사이 몇 십명 중에 한분이 논란이 있는 분이었단 걸 방송 후 네티즌 분들을 통해 알게 됐다. 팩트 검증도 사실 당시에 안돼 있었고 논란이 커지기 전에 제작진이 할 수 있는 건 논란을 키우지 않도록 그 장면을 삭제하는 것인데 이에 대해 '왜 사과가 없냐, 대응을 안했냐'는 지적을 받았다. 제작진이 채팅창 한명 한명을 검증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나 혼자 산다'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걸 알고 있지만 대중을 검증할 여력도 없기에 최선의 대응은 그것이었다. '대응이 옳지 않다, 그 정도의 대응이 최선이었냐'라고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이정도였다. 앞으로는 논린이나 의문에 대해 신속하게, 클리어하게,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을 약속드린다.

-'나 혼자 산다'는 뜻하지 않은 이슈, 논란이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이른바 '창조 논란'이 많이 만들어진다고도 하는데, '나 혼자 산다'라는 예능이 왜 유독 이런 이슈가 자주 불거진다고 생각하나.

▶'나 혼자 산다'를 친숙하게 느끼시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어떤 사람의 일상을 있는 그대로 공개하고 친구한테 얘기하듯 속깊은 얘길 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까 더 예민하게 느끼시는 것 같다. 무지개 회원들도 연예인이라기 보다 가까이 있는 사람처럼 느끼고 계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 때문에 실망을 드리면 그게 더 크게 다가오고, 예민하게 느껴지는 재질인, 갖고 있는 태생이 그런 프로그램 같다. 그러다 보니 말 한마디 한마디가 일파만파 확산되기도 하고 영향력을 더 실감하기도 한다. 이건 제작진이 가진 숙명 같다. 더 조심하고 논란 있을 때 더 지혜롭게 대처하고 개선해나가는 제작진이 되도록하겠다. 친한 친구가 실망시키면 상처가 더 크다. 그래서 (논란이 유독 불거지는 이유가) 그런 이유 때문인가 개인적으로 생각했다.

(aluemchang@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공=뉴스1. 해당글은 제휴매체의 기사입니다. 본지 편집 방향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