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김지호기자] "어떤 상황에서도 방법을 찾아내는 게, 저희 방탄소년단과 아미 여러분입니다." (RM)

역시 방탄소년단이었다. 2년 간의 콘서트 공백도, 멤버의 부상도, 무대의 완성도를 떨어뜨리지는 못했다. 절정의 가창력과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아미들을 열광하게 했다. 

방탄소년단이 24일 오후 6시 30분, 송파구 잠실 주경기장에서 온라인 콘서트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를 열었다. 

떨어져 있어도, 방탄소년단과 아미는 하나였다. 방탄소년단은 공연 내내 텅 빈 관중석을 아쉬워했다. 전 세계 아미들은 온라인으로 영상을 시청하며 하나가 됐다. 

다음은, 방탄소년단과 아미의 2시간 30분이다. 

◆ "방탄소년단은 하나…7인이 꽉 채운 24곡"

이날 방탄소년단은 특별한 도전을 했다. 유닛과 솔로 무대를 배제한 것. 방탄소년단 7인의 무대만으로 24곡을 공연했다. 각 잡힌 칼군무는 여전했고, 라이브 역시 안정적이었다. 

오프닝에선 '온'(ON), '불타오르네', '쩔어' 등을 연달아 불렀다. '온'에서는 특히 정국의 고음이 강렬했다. 댄서들이 등장해 북을 치며 분위기를 후끈하게 달궜다. 

서정적이고 다크한 모습도 선보였다. '블루&그레이'에선 거울을 보고 노래했다. 자화상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블랙스완'에선 흑조를 연상케 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흥겨운 밴드 라이브도 펼쳤다. 멤버들은 깜찍한 의상으로 갈아입었다. '라이프 고즈 온'(Life Goes On),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다이너마이트', '버터' 등을 열창했다. 

공연 후반부,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에어플레인 Pt.2', '뱁새', '병' 등 신나는 힙합송으로 무대를 채웠다. 정국은 "확실히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부를 때가 제일 신난다"고 즐거워했다. 

◆ "뷔 부상·2년 공백…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만, 공연에 난관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 먼저, 뷔가 대부분의 곡 안무를 소화하지 못했다. 지난 23일 갑작스런 무릎 부상을 입은 것. 뷔는 의자에 앉아 노래해야 했다. 

뷔 역시 아쉬움이 컸다. 엔딩 소감에서 "정말 속상했다. 갑자기 부상이 찾아왔다. 창피하게도 본 무대에 앉아만 있고, 멤버들이 춤 추는 걸 구경만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2년 만의 공연이라는 점에서도 부담감이 컸다. 그도 그럴 게 24곡을 연달아 달려야 했다.아무리 연습을 거듭하고 체력을 단련했어도, 텐션을 갑자기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았다. 

진은 "한참 투어를 많이 할 때는 체력이 있었고, 현장 흥분감에 적응할 수 있었다"며 "이번 공연에선 그렇지 못했다. 음 실수가 있었다. 제 자신이 밉더라"고 속상해했다. 

슈가도 "우리가 공연할 때의 루틴들을 까먹고 있었다. 2년 전과 지금이 많이 다르다"며 "콘서트를 안 하다보니 조절을 잘 해야겠더라"고 거들었다. 

◆ "PTD는, 우리가 서로에게 보내는 간절한 응원"

엔딩과 앵콜은 총 3곡으로 이뤄졌다. '에필로그:영 포에버'(EPILOGUE :YoungForever), '봄날',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가 바로 그것. 

정국은 '봄날' 무대에 대해 "춥고 텅 빈 무대에 서서 (아미들의) 빈 자리를 봤다. 눈물이 차오르더라"며 "이 무대를 하고 나서, 여러분께 빨리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퍼미션 투 댄스'는 방탄소년단과 (안방) 아미들의 합동 공연이었다. 전광판에 전 세계 아미들이 보낸 'PTD' 댄스 챌린지 영상이 띄워진 것. 뷔도 아픈 다리를 끌고 무대로 올라왔다. 

RM은 해당 영상에 대해 "우리가 서로에게 보내는 간절한 응원이다. 여러분의 춤 영상을 보며 저희가 얼마나 위로받았는지 모른다"고 벅차 했다. 

엔딩은 역시, 수화 댄스였다. RM은 "눈치 보지 말자. 다른 누군가의 허락은 필요 없다. 저희와 함께 춤을 춰 달라"고 (안방) 아미들에게 권유했다. 

마지막으로, 방탄소년단이 아미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이 텅 빈 주경기장에 오니 마음도 텅텅 비는 것 같아요. 사실, 팬데믹 이전 마지막 여러분들을 본 기억들이 공연 내내 떠올랐어요. 그 순간이 계속 그리웠습니다. '봄날' 가사대로, 조만간 여러분을 만나러 가겠습니다." (제이홉)

"콘서트 준비하며 사실 정말 힘들었습니다. (팬데믹이) 2년이 되니까 제게 남은 동력이 있나 싶더라고요. 제가 뭘 하던 사람인지 잊어버릴 것 같은 순간들이 반복됐거든요. 여러분을 다시 보면, 동력이 필요 없을 것 같아요. 실제로 뵙고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RM)

"제가 좋아하는 좌우명이 '열정 없이 사느니 죽는게 낫다' 였습니다. 한데 하나 둘씩 제 안에 불타고 있는 심지가 꺼져가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기회가 되면 지구 반대편이라도 날아갈 겁니다. 무대가 최고에요. 여러분이 너무 보고 싶습니다." (정국)

<사진출처=빅히트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