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이정후 기자 = "가스가 누출됐으니 차를 빼고 대피하라는 안내방송이 나오긴 했는데 현장이 너무 시끄러워 제대로 듣진 못했어요"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서 발생한 가스 유출 가스 사고 현장 9층에서 근무하던 작업자 2명은 이렇게 말했다.
23일 오전 8시53쯤 가산동의 건물 지하 3층에서 이산화탄소 설비 130병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로 A씨(50) 등 남성 2명이 숨졌다. 사인은 중추신경 마비로 인한 질식사였다. 40대 남성 등 2명은 중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나머지 17명은 경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사고 발생 10여분 만인 오전 9시8분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를 출동시키는 대응 1단계를 발령해 소방차 등 차량 31대와 소방관 등 인력 106명을 투입했다.
이번 사고로 현장 일대에 교통이 통제됐고, 현장 근처에는 수십명의 시민들이 사고 현장 수습을 지켜봤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현장을 찾았다.
사고가 난 건물에서 근무하는 작업자들은 폭발음이나 냄새를 맡지 못했다며 어리둥절하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지상 9층에서 근무하는 작업자 D씨는 "고층이기도 하고 현장음이 너무 시끄러워 폭발음은 듣지 못했다. 냄새 같은 것도 맡지 못했다. 밖으로 나와서야 사고가 난 사실을 알았다"고 했다.
같은 층 작업자 C씨는 "8시30분쯤 지하 3층에 가스가 누출됐다고 지하에 주차한 사람들은 차 빼라는 안내 방송을 들었지만 실제로 차를 빼러 간 사람은 없었다"고 전했고, 8층 작업자 2명도 "현장음이 심해서 대피 방송이 코로나 안내 방송인 줄 알았다"고 했다.
경찰은 업무상 과실이 있었는지 사실 확인을 할 계획이다. 다만 사망자에 대해서는 사인이 비교적 명확해 국립과학수사원에 부검을 의뢰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한상희 기자(angela0204@news1.kr),이정후 기자(lee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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