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구진욱 기자,박재하 기자 =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한 빌딩. 이 건물 4층과 5층을 사용하는 한 회사에서 지난 18일 생수병에 담긴 물을 마신 뒤 직원 2명이 쓰러진 비극이 발생했다.

21일 오전 9시30분쯤 찾은 이 건물 5층 복도와 사무실 내부에는 모두 불이 꺼져있었다. 창문으로 보이는 사무실 내부에는 인기척을 느낄 수 없었고, 몇몇 자리에 외투만 걸린 채 고요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불이 켜져 있던 4층에는 일부 직원을 추정되는 이들이 근무하고 있었지만, 역시 이윽고 불이 꺼졌다.

이 건물 다른 층에서 근무하는 직원들과 인근 식당, 주유소 직원들은 이번 사건의 언급을 피했다.

인근 주유소 직원은 "하나도 들은 게 없다"고 짧게 답했다. 같은 건물 다른 회사에서 일하는 직원 역시 "이전에도 전혀 교류가 없었다"며 "(이 사건을) 기사로 봤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8일 이 회사 직원 A씨(남)와 B씨(여)는 사무실 책상 위에 있던 생수를 마신 뒤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두 사람은 "물맛이 이상하다"는 말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B씨는 금방 회복해 퇴원했으나, 중환자실에 입원한 A씨는 여전히 퇴원하지 못한 상태다. A씨가 입원한 병원에는 가족과 회사 동료들로 추정되는 이들이 자리했다. 이들은 모두 이번 사건과 관련한 언급을 꺼려하는 분위기였다.

A씨와 B씨가 쓰러진 다음날 오후 이 회사 직원 C씨가 관악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경찰은 회사 직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C씨가 무단결근한 사실을 파악하고 자택에 방문했다. 경찰은 인기척이 없어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C씨가 숨져있는 것을 발견했다.

경찰은 타살 정황이 없어 C씨의 극단선택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와 B씨가 마신 생수병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내 감정을 의뢰하고 1차 소견을 기다리고 있다. 아울러 두 직원이 쓰러진 것과 C씨 사망의 연관성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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