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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부터 고용보험 보험료를 인상하기로 결정하면서 곳곳에서 억울하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데요. 빠르게 소진돼가고 있는 고용보험 기금의 곳간을 채우기 위해선 보험료율 인상을 할 수밖에 없지만 순서가 잘못됐다는 것이죠. 직장인과 자영업자들에게 인상된 청구서를 내밀기 전, 그간 방만하게 운영돼오고 있다는 지적을 수차례 받아온 실업급여 지출부터 제대로 관리했어야 한다는 것인데요. ‘월급 대신 실업급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부정수급 문제에 대해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울산지방법원은 지난 21일 실업급여를 부정하게 타낸 혐의로 기소된 46세 A 씨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는데요. 지난 2018년 6월부터 재작년 말까지 울산의 한 공사현장에서 일한 것처럼 허위로 꾸며 A 씨가 그간 허위로 받아낸 실업급여는 총 1082만 원입니다. 재판부는 “구직 활동 촉진과 실직자들의 생활 안정을 위한 제도의 공정성을 해쳐 죄질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부정 수급액을 모두 반환한 점,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친 점,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밝혔는데요.

부정 수급액을 모두 반환했다 하더라도 1082만 원의 부당 이득을 취하려던 이에게 200만 원의 벌금형이 선고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어쨌든 안 걸리면 다 내 돈 아니냐, 나도 일 안 하고 부정수급이나 하련다”, “벌금 액수가 부정수급 부추기네”, “들키면 벌금 200만 원, 안 들키면 눈먼 돈”등의 죄질에 비해 가벼운 처벌이 내려진 것 아니냐는 식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이후 실업급여 지급액은 계속해서 불어나고 있는데요. 올해 3월 지급된 실업급여 지급액은 1조 179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무려 2808억 원 증가해 두 달 연속 1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실업급여는 지난해 5월부터 9월까지 5개월 연속 1조 원을 돌파하기도 했는데요. 코로나19 이후 고용 상황이 한층 더 어려워진 탓에 실업급여 지급액의 증가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는 하나 이와 동시에 부정수급도 덩달아 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정부가 코로나19 이후 실직자에 대한 복지를 두텁게 하면서 지난 2020년에만 실업급여 부정 수급이 2천 건 이상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고용노동부가 지난 6월 공개한 ‘연도별 실업급여 부정수급 현황’자료에 의하면 부정수급 건수는 2019년 2만 2005건에서 2만 4267건으로 늘어났습니다. 환수 결정액도 같은 기간 403억 900만 원에서 441억 1400만 원으로 급증했는데요. 통상 부정수급은 본인 의지로 일을 그만두고도 권고사직을 당한 것으로 꾸미거나, 다른 일을 하며 소득을 올리는 도중에 실업급여를 받는 경우가 속합니다.

정부는 재작년 10월 공공 안전망을 강화한다는 목적으로 실업급여 지급 기간을 최소 90일에서 120일로 늘리고, 지급액도 평균임금의 50%에서 60%로 올리는 등 실업급여 보장성을 대폭 강화했는데요. 전문가들은 고용보험 기금의 재정이 2018년 이후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시행될법한 조치가 아니었다고 입을 모음과 동시에 실업급여 혜택 강화가 오히려 근로 의지를 위축시키는 부작용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예컨대 지난해 실업급여 월 하한액은 180만 원으로 최저임금인 월 179만 원보다 높았는데요. 최저임금을 받으며 일하는 것보다 일하지 않고도 받는 실업급여가 더 많은 것이죠. 올해 최저임금은 월 182만 원으로 실업급여 하한액보단 높지만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고 볼 순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일하는 것보다 노는 것이 낫다는 심리가 확산되면 반복 수급 등 부정 수급의 문제가 향후 더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데요.

한편, 정부는 코로나19 이후 장기화되는 고용충격 여파 속 고용보험 기금 사정이 악화되자 각종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우선 보험료율을 높였는데요. 고용노동부가 지난 1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정부는 고용보험 기금 재정건전화 방안으로 실업급여 계정 보험료율을 1.6%에서 1.8%로 0.2% 포인트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해당 개정안은 차기 정부 때인 내년 7월 1일부터 적용될 예정인데요.

이와 관련해 서울 소재의 대학의 경제학과 교수는 “보험료율 인상은 기업의 노동 비용은 상승시키고 근로자의 소득은 낮춰 결과적으로 근로자의 복지도 감소하고 고용도 줄게 되는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재정건전성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는 하나 애초 재정 관리를 헤프게 하지 않았으면 보험료율을 올리지 않았어도 될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정부는 반복 수급 방치를 위해 최근 5년 내 3회 이상 실업급여 받은 사람에 대해 3회째는 10% 감액, 4회째는 -30%, 5회 째는 –40% 식으로 지급액을 줄이는 방안도 내놓았는데요. 부정수급에 대한 고강도 단속도 예고했습니다. 정부는 10월 8일까지 부정수급을 자진 신고한 사람은 부정 수급액을 반환하되 추가 징수액과 형사처분은 면제해 주기로 했는데요. 이때 노사 공모형 부정수급이나 최근 3년 내 추가 부정수급 사례가 있을 시 선처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고용부 관계자는 “노사 공모형 범죄는 최대 징역 5년까지 처벌이 가능하다”라며 “부정수급은 언제 적발되느냐가 문제일 뿐 반드시 드러나게 돼 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고용부 관계자가 언급한 노사 공모형 범죄는 경영자와 근로자가 합심해 부정수급을 한 경우를 말하는데요. 기존에 운영하던 사업장을 폐업하고 근로자들을 자신이 운영하는 새로운 사업장에 4대 보험 없이 고용해 월급 대신 실업급여를 받으며 일하게 한 경우가 이에 속합니다.

한편, 정부의 각종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용보험 재정은 앞으로 나아지기보단 악화될 가능성이 더 높은데요. 지난해 말 특수고용직·예술인 등으로 고용보험 적용을 단계적으로 확대한 데 이어 내년부터는 자영업자, 플랫폼 노동자로 고용보험 가입을 의무화할 계획이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취지는 좋지만 임의적인 소득 축소, 꼼수 폐업 등을 막지 못하면 보험 재정은 갈수록 더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하는데요.

서울 소재 대학의 한 경제학과 교수는 “애초 고용보험은 당사자 부담 원리에 입각해 설계됐는데 예술인, 특수고용인을 포함하는 등 정부가 고용보험 재정 악화를 스스로 부추긴 측면이 없지 않다”라며 “그간 실업급여 요율을 올리고 수급 기간을 늘려온 정책도 고용보험을 악화시켰고, 현 정부의 공약인 ‘전 국민 고용보험’ 정책도 본래 고용보험의 취지와 맞지 않다”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지금까지 코로나19이후 대폭 늘어난 실업급여 부정수급에 대한 현황과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정부 대책까지 알아봤는데요. 고용상황 전반이 좋아지지 않는 이상 실업급여 지급액과 부정수급 적발 건수가 점차 줄어들리라고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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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고용노동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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