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이름도, 주소도, 주민등록번호도 없이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살아온 한 할머니의 사연이 소개됐습니다.

지난 15일 MBC에서는 75년 유령 생활을 끝낸 한 할머니의 사연을 보도했습니다.

충북 충주의 한 교회에서 75세 할머니가 마늘을 훔치다가 경찰에 잡혔습니다.

다른 교회에서는 예배당에 몰래 들어가 떡과 쌀을 훔치기도 했었는데요.

조사를 위해 잡힌 할머니의 이름을 조회하고 열 손가락 지문을 모두 확인해봤지만, 기록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데 할머니는 출생신고도, 주민등록 신고도 돼 있지 않았던 무적자였습니다.

가난 탓에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었다는 할머니. 남은 가족마저 뿔뿔이 흩어지면서 혼자 산 세월이 60여 년이라고 합니다.

글도 못 배우고 도움을 청할 방법도 몰랐던 할머니는 식모살이, 식당 일 등을 하며 살아왔다고 하는데요.

힘들었던 할머니는 끝내 남의 물건에 손을 댔고, 훔친 물건은 먹거나 되팔았다고 합니다.

경찰은 수사와 별개로 할머니를 도울 수 있는 손길을 찾았는데요. 처벌 이후를 생각한 주변의 손길이 이어졌습니다.

할머니는 도움을 통해 주민센터 등에 의뢰해 쌀이나 반찬 같은 먹을거리를 지급하는 한편,

사회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성씨와 본적 등 주민등록 절차도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진·영상 출처=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