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 손톱에 긁히자 합의금 5000만원 요구 등 횡포

유족 "모든 걸 통제해 죽음 몰고 갔다 " 엄벌 靑청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부사관 남편의 지속적인 가스라이팅과 가정 폭력에 시달린 여성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유족이 처벌을 요구했다.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가스라이팅 및 가정 폭력으로 제 동생을 죽음으로 몰고 간 부사관의 처벌을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숨진 A씨의 친언니라고 밝힌 청원인에 따르면, 수도권 대학병원 간호사로 일하던 A씨는 오랜 연애 끝에 지난해 직업군인 B씨와 부부가 됐다.

A씨 부부는 신혼집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불화가 발생했다. A씨 어머니가 신혼집 청소를 도와주고 저녁 술자리를 가지던 중, 술에 취한 B씨가 갑자기 화를 내며 "이 집은 내 명의니까 A씨를 데리고 둘 다 나가라"고 소리치며 폭력을 행사했다.

A씨의 어머니가 B씨의 폭행에 대응하던 중, B씨에게 손톱으로 인한 상처가 생기자 장모를 폭행죄로 고소하겠다며 현금 5000만원을 요구했다고. 이후 A씨를 향한 언어폭력이 더욱 심해졌고, 지난 7월 28일 A씨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A씨의 친언니는 장례식 내내 극도로 불안해하고 술을 먹고 행패를 부리는 B씨의 행동에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 이에 청원인은 동생의 휴대전화를 확인하고선 충격을 금치 못했다. 알고 보니 B씨가 그동안 A씨에게 심리적 괴롭힘을 지속해왔던 것.

청원인이 공개한 카톡 내용에 따르면, B씨는 평소 "모두 네 잘못이다", "내가 널 제일 잘 알아", "나니까 참고 사는 거야", "복종해", "빌어", "내일 친구들 만나지 마", "내가 하라고 했잖아", "사람이 말하고 있는데", "기회 줄 때 사과해" 등의 발언을 자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원인은 "싸움에 지친 동생은 본인의 잘못이 없어도 사과를 하게 됐다"면서 B씨가 제어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만 동생에게 자유를 허락하며 모든 것을 통제했다"고 토로했다.

특히 B씨는 사소한 일에도 A씨에게 폭언을 일삼았다. A씨가 라면수프 1봉지를 다 넣자 B씨는 "빌어. 이건 사과 말고 빌어야 해. 자존심 버리고 빌어. 마지막 기회 줄게. 이혼해" 등의 말을 했다. 또 앞치마를 사지 않았다는 이유로 "밥 먹지 말고 시킨 것부터 해. 뭘 잘했다고 밥을 먹어"라며 A씨를 타박했다.

청원인은 "가족들은 몰랐지만 동생의 친한 친구들이 장례식 후 연락이 와 생전 B씨가 무조건 본인이 맞는다고 우기는 태도, 병적인 집착, 성도착 등 사소한 일상생활마저 통제당해 동생이 울고 힘들어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B씨와 그의 가족들은 지금도 저희에게 동생이 남긴 유품을 공개하려 하지 않고 자기 집에 남이 들어가는 게 싫다며 전화를 피하고 농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청원인은 "동생은 B씨와의 관계가 사랑이 아닌 줄도 모른 채 10년 동안 지배당하고, 때때로 돌아오는 현실감각과 견디기 힘든 폭력을 부정하며 괴로워하고 우울해하다가 끝내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고 숨졌다"면서 동생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B씨가 동생에게 저지른 일은 SNS을 통해 계속 올리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청원은 9일 오전 기준 2만3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소봄이 기자(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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