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군 수송기 편으로 인천공항 입국…어린이 100여명 포함

윤창렬 차장 "정부 도운 현지인 외면 못 해…신원 확실한 엘리트"

(진천=연합뉴스) 박종국 기자 = 과거 한국 정부와 협력했던 아프가니스탄인들이 충북 진천 소재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수용된다.

이들은 아프간에서 정부 활동을 지원해온 현지인 직원과 그들의 배우자, 미성년 자녀, 부모 등으로 26일 국군 수송기 편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송기섭 진천군수는 25일 충북현식도시출장소에서 주민간담회를 열어 "국내 이송 아프간인 380여명이 충북혁신도시 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수용될 예정"이라며 "어린이도 100여명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사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나 혁신도시 이미지 실추, 지역경제 침체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며 "이 같은 의견을 모아 정부에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차장은 코로나19 대책과 관련 "입국자들은 3차례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입소 뒤에도 주기적인 PCR검사를 받게 된다"며 "의료진이 상주하기 때문에 코로나19 전파 우려 등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이크를 넘겨받은 강성국 법무차관은 "공무원인재개발원 외곽을 경찰 1개 기동대가 24시간 순찰하고 기숙사 내부는 법무요원 14명이 관리하기 때문에 치안이나 테러위험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민들은 안심시킨 뒤 "주민 불안 해소를 위해 수시로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참석 주민들은 대승적 차원에서 아프간인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번번이 주민 양보를 요구하는 데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한 주민은 "왜 매번 충북혁신도시 공공기관이냐"며 "항구적인 재난대응시설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또 다른 주민은 "코로나19 확산이나 테러 우려 때문에 불안감이 크다"며 "방역과 치안 대책을 확실하게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조 음성군수는 "아프간인을 수용하는 결단을 내려준 주민에게 감사드린다"며 "이들이 안전하게 머물다 정착지를 찾아가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송 진천군수도 "우려와 불안감 속에서도 대승적 차원에서 아프간인을 품어준 진천과 음성 주민들을 위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며 충북혁신도시 백신 지원 확대, 수도권 내륙선·중부내륙선 지선(支線) 추진, 수도권 공공기관 2차 이전 때 우량 기관 배치, 10억원씩의 특별교부세 등을 건의했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설명회를 마친 윤 차장과 강 차관은 "걱정을 많이 하고 왔는데 흔쾌히 받아줘 감사드린다"며 나란히 고개를 숙였고 참석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p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