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올림픽 중압감을 견디지 못한 '체조 여왕' 시몬 바일스(24·미국)가 도마, 이단평행봉마저 기권함에 따라 여서정(19·수원시청)이 도마에서 메달권에 들지 시선이 쏠린다.

심각한 스트레스로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을 중도 기권하고 개인종합을 아예 건너뛴 바일스는 8월 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도마, 이단평행봉 결선도 기권하기로 했다.

바일스는 예선에서 15.183점을 획득해 전체 1위로 8명이 겨루는 도마 결선에 올랐다.

바일스의 기권으로 예선 4위를 차지하고도 결선에는 한 나라당 2명만 뛸 수 있다는 규정 탓에 출전 자격을 상실했던 마이케일러 스키너(미국)가 대신 출전한다.

도마 결선을 뛰는 또 한 명의 미국 선수는 15.166점을 받은 예선 2위 제이드 케리다.

여서정은 14.800점의 예선 5위 성적으로 결선 무대를 밟았다. 바로 위 스키너보다 0.066점 모자랐다.

예선 3위는 15.100점을 획득한 브라질의 레베카 안드라데다.

예선 점수만 보면, 여서정은 스키너를 따돌려야 동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

다만, 세 선수는 여서정보다 높은 기술 난도 6.0점짜리 기술을 예선에서 뽐냈다.

도마 점수는 기술 난도 점수와 수행 점수의 합으로 이뤄진다. 난도 점수가 높아야 수행 점수에서 깎이더라도 큰 손해를 보지 않는다.

여서정은 예선 1, 2차 시기에서 난도 점수 5.8점짜리, 5.4점짜리 기술을 펼쳤다.

기술 점수가 메달 경쟁자보다 0.2∼0.4점 낮았다. 그런데도 수행 점수에서 9점 이상의 높은 평가를 받아 이를 만회하고 결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여서정은 난도 6.2점짜리 '여서정' 기술로 결선에서 맞불을 놓는다.

'여서정'은 아버지 여홍철(50) 경희대 교수의 '여 2' 기술(힘차게 달려와 양손으로 도마를 짚은 뒤 공중으로 몸을 띄워 두 바퀴 반을 비틀어 내리는 기술로 900도 회전)보다 반 바퀴 덜 도는, 720도 회전 기술이다.

긴장감을 털어내고 예선에서처럼 완벽하게 착지한다면 여서정은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시상대에 서는 영광을 안는다.

1996 애틀랜타 대회 남자 도마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아버지를 이어 25년 만에 '부녀' 메달의 신기원도 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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