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아이의 공포와 고통 가늠하기 어려워…유기징역 최고형 선고돼야"

"살인 안했다" 계부, 최후진술까지 무죄 주장…친모는 "죄송하다"

(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대소변을 먹게 하기도…아무런 방어 능력이 없는 아이의 공포와 고통은 감히 가늠해볼 수도 없습니다."

25일 오전 인천지법 제15형사부(재판장 이규훈)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아동복지법 위반(상습아동학대, 유기방임),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계부 A씨(27)와 친모 B씨(28)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구형하며 이같이 전했다.

검찰은 "나이 어린 아이를 양육할 의무를 저버린 채 식사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고, 대소변 실수를 교정하기는커녕, 옷걸이와 주먹으로 마구 때렸다"며 "대소변을 먹게 하기도 하는 등 비인격적 행위와 폭행 등 장기간 학대를 일삼았다"고 했다.

이어 "학대의 횟수가 많고 피해가 중하다"며 "아무런 방어 능력이 없는 아이가 겪었을 공포와 고통은 감히 가늠할 수 없고, 아이의 학대를 지켜본 아들의 정신적 트라우마와 고통은 어떻게 보듬어 줄 수 있겠냐"고 했다.

또 "이번 구형을 준비하면서 죗값에 대해 깊이 생각해봤다"며 "징역형을 선고받고 집행을 종료하면 죗값이 끝난 것이 아니라,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받아야 하고, 그 피해가 온전히 회복됐을 때 죗값을 치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운명을 달리한 아이는 지금 밝게 웃으며 일상생활을 할 수 없고, 피고인들은 아이로부터 용서를 받을 수 없다"며 "피해아동에 대한 진정어린 참회와 사죄가 죗값의 가중요소로 반영돼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유기징역의 최고형인 30년을 선고해달라"고 했다.

검찰은 이날 수사기관에서부터 재판에 이르기까지 밝혀지지 않았던 A씨 등의 잔혹하고 엽기적인 학대 행위를 전하면서 중형을 구형했다. 아이가 대소변 실수를 하면 그 대소변을 먹게하고, 굶겼으며, 마구 폭행을 일삼아온 행위다.

A씨는 이날 최후진술을 통해서도 살인의 혐의에 대해서는 완강히 부인하며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B씨는 "죄송하다"는 말만 짧게 남겼다.

이날 법정에는 A씨 등의 재판을 방청하기 위한 일반 시민들로 가득 채워졌다. 검찰이 구형 사유를 밝히면서 A씨 등의 범죄사실이 전해지자, 방청객들은 탄식하며 눈물을 터뜨리기도 했다.

B씨는 앞선 공판에서와 마찬가지로 구속 후 출산한 아이를 안은 채 법정에 들어섰다. 

이들은 앞선 공판 내내 담담히 법정에 들어섰으나, 이날 최후진술을 하면서 눈물을 터뜨렸다. 

A씨 등의 선고공판은 7월22일 오후 2시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들은 2018년 1월말부터 2021년 3월2일까지 인천시 중구 운남동 주거지에서 C양(8)이 대소변 실수 등을 한다는 이유로 총 35차례에 걸쳐 온몸을 때리고, 식사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아 심각한 영양결핍 등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 등은 3월2일 "딸이 숨을 쉬지 않는다"고 119에 전화를 걸었다.

119 도착 당시 C양은 턱에 열상과 이마와 다리에 멍이 든 채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발견 당시 C양은 몸무게가 15kg에 불과했다. C양은 소방대원들에 의해 응급처치를 받으면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경찰은 4일 국과수로부터 "사인 미상이나 위 속에 음식물이 전혀 없었다"는 1차 부검 소견을 전달받았다.

이들은 검거 당시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가 적용돼 경찰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경찰 수사 단계에서 "지속적인 폭행과 학대 행위로 아이가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살인에 대한 일부 혐의를 인정해 살인죄로 검찰에 넘겨진 뒤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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