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서울=뉴스1) 공동취재단,박혜연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스페인 국빈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는 1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자치대학 내 세종학당을 찾아 학생들과 함께 한국 민족시인 윤동주의 시를 낭송했다.

바르셀로나 세종학당은 스페인 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교육하는 세 교육기관 중 하나로, 2017년 설립돼 한국어 초·중급과정 등 총 18개 강좌를 운영 중이며 지난해에는 806명이 수강했다.

이날 방문은 스페인에서 확산되고 있는 한국어 배우기 열풍을 참관하고 세종학당이 '세계 속의 작은 한국'으로 자리매김하면서 한국문화와 한국어 확산의 통로가 되도록 격려하기 위한 취지에서 이뤄졌다.

김 여사가 이날 세종학당을 찾아 학생들을 위해 깜짝 준비한 선물인 윤동주 시인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한국어판과 스페인어판을 전달하자 학생들은 "와우"라고 감탄사를 연발하며 선물을 살펴봤다.

김 여사는 학생들과 함께 '서시' '참회록' 등 윤동주 시인의 시에 대해 주의 깊게 강의를 들었다. 이어 '새로운 길'을 단체 낭송하고 세종학당 학생 하루와 '별 헤는 밤'을 번갈아가며 같이 낭송했다.

다른 학생 알바는 "윤동주 시인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인이다. 한국어 시를 읽으면서 한국인과 한국을 더 깊게 알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여사는 수업을 마친 뒤 학생들에게 "어떻게 공부하는지 궁금했는데 만나게 돼 기쁘다"며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시를 읽으면서 고등학교 때부터 좋아했다는 얘기를 들으니 감동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세종학당 학생들의 한국어에 대한 학구열과 한국을 알고 싶은 마음들이 한국과 스페인, 나아가 세계인과 소통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간에 김 여사가 "한국말이 조금 어렵기는 하죠?"라고 묻자 학생들 일동은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스페인에서는 한국문화(K-컬쳐)에 대한 관심과 함께 한국어에 대한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마드리드 꼼플루텐세대학교, 마드리드 자치대학교, 말라가 대학교 등 5개 대학을 비롯해 사설어학원 20여곳에서 한국어 강좌가 운영되고 있다.

김 여사는 학생들과의 짧은 만남이 못내 아쉬웠는지 세종학당을 떠나기 전 "여러분들 다 안아주고 싶은데 (코로나 때문에) 그러지 못해 섭섭하다"며 "이런 마음이 전달되기를 바라고 여러분들 만나서 제게는 큰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그동안 국내외 한글과 한국어 관련 행사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며 한국문화 확산에 관심을 기울여왔지만 해외 현지 세종학당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김 여사는 지난해 10월 국립한글박물관에서 화상으로 열린 '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 참석해 전세계 10개국에서 참석한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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