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는 영국의 유명 관광출판사 돌링 킨더슬리(DK)가 최근 발행한 중국 소개 영어 관광 가이드북에 한국 역사속 고구려성(城)이 중국의 성으로 둔갑한 사실을 발견했다고 13일 밝혔다.

가이드북(DK Eyewitness Travel China 7th edition) 447쪽에는 "후산산청(虎山山城)은 만리장성의 복원된 지역으로 많은 사람이 방문하지는 않지만, 단둥(丹東)의 북동쪽 20km 떨어진 곳에 있다. 이 곳은 명나라 만력제 시기에 만들어진 만리장성에 포함되며 동쪽 끝 지점"이라며 "만리장성 박물관에는 방어벽과 관련된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고 잘못 기술됐다.

여기서 후산산청은 압록강 인근의 고구려성인 '박작성'(泊灼城)을 말한다.

또 '명나라 시기에 만들어진'으로 서술한 것은 현재의 국경을 기준으로 자국 영토 내 있는 성을 모두 만리장성으로 포함하려는 꼼수라고 반크는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2002∼2007년 만리장성의 길이를 늘이는 동북공정 프로젝트를 펼쳤다. 실제 6천300km 정도지만, 중국 정부는 동북공정 이후 고구려와 발해가 쌓은 성까지 포함해 2만1천196.18km라고 억지 주장하고 있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세계에서 중국의 역사와 문화, 관광에 관심 있는 외국인이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를 방치하면 한국의 고구려 역사가 중국의 역사로 왜곡되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며 "반드시 이를 막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반크는 이 같은 중국의 막무가내식 만리장성 확장을 세계에 알리고 고발하는 패러디 포스터와 국제 청원(maywespeak.com/greatwall)을 전개하고 있다.

DK는 45년 역사의 출판사로, 역사와 관광 출판물을 63개 언어로 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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